법원 “돈떼먹은 ‘정품매장’에 본사 책임없다”

법원 “돈떼먹은 ‘정품매장’에 본사 책임없다”

입력 2012-11-22 00:00
수정 2012-11-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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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총판점’, ‘정품매장’ 같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소비자들은 왠지 믿을 만한 제품과 사후 관리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매장에서 물건을 사고 큰 손해를 봤을 때 본사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 법원 판결을 통해 드러났다.

수입 상품을 국내에서 사들여 다시 외국으로 수출해 온 중개상 박모씨와 최모씨도 고급 카메라를 아이템으로 잡고 거래처를 물색하던 도중 이런 문구를 눈여겨 봤다.

2008년부터 서울 광진구 전자상가에 있는 ‘니콘 총판점’에서 카메라를 대량으로 구입하기 시작한 두 사람은 2년 가까이 수십 차례에 걸쳐 아무 문제 없이 거래해오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평소보다 싸게 팔테니 돈을 보내라’는 얘기를 듣고 카메라 5천대를 한꺼번에 주문했는데 상점 주인 장모씨가 먼저 송금한 돈 16억7천여만원을 들고 종적을 감춰버린 것이다.

박씨와 최씨는 카메라 회사가 장씨 상점의 명의 대여자이기 때문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카메라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12부(박형남 부장판사)는 박씨와 최씨가 니콘이미징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상점에는 ‘니콘 총판점’ 외에도 ‘카시오 총판’ 등 다른 간판이 같은 규격으로 붙어있었다”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니콘 정품매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더라도 원고가 니콘 본사를 상점 영업주로 오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니콘 본사는 장씨의 업무 수행에 관해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을 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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