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訴담당 판사 “청구금액 늘려라” 발언 논란

김경준 訴담당 판사 “청구금액 늘려라” 발언 논란

입력 2013-06-10 00:00
업데이트 2013-06-10 16:0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김경준(47) 전 BBK투자자문 대표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맡은 판사가 법정에서 김 전 대표에게 청구 금액을 늘리라고 주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등에 따르면 이 법원 민사29단독 A판사는 지난 5일 열린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 김 전 대표에게 “왜 2천만원만 청구했느냐. 한 2억원 청구하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판사는 청구금액을 늘리겠다는 김 전 대표의 대답에 “고맙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판사는 김 전 대표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이병원 BBK북스 대표에게는 “별로 손해도 없는 것 같은데 소를 취하하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면서 A판사가 처리하기 까다로운 사건을 피하기 위해 김 전 대표에게 청구금액을 늘릴 것을 주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사소송의 1심에서 소송가액이 1억원을 넘으면 사건을 합의부에서 맡기 때문이다.

변론 진행 중에 청구금액을 이 기준 이상으로 늘릴 경우 애초 사건을 배당받은 단독 판사는 재량으로 사건을 합의부에 이송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A판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건을 합의부에 떠넘기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접견제한과 서신검열 등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를 장시간 구두로 진술하자 ‘그렇게 억울하면 2억원 정도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BBK북스 이 대표에게 소송 취하를 주문한 데 대해서는 “준비서면을 전혀 제출하지 않아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취하를 검토해 보라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청구금액을 늘리겠다고 구두로 답했지만 이날까지 청구취지 확장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이 수감된 교도소에서 면회를 할 때 녹음·녹화 등 포괄적인 접견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 3월 BBK북스 이 대표와 함께 “국가가 2천5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