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안개 뒤덮인 가을…전국 곳곳 ‘콜록콜록’

미세먼지·안개 뒤덮인 가을…전국 곳곳 ‘콜록콜록’

입력 2015-10-23 17:06
업데이트 2015-10-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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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엔 ‘마스크 족’…나빠진 시정 탓 사고도 잇따라

대전 서구에 사는 심지영(36·여)씨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여름에 사 둔 마스크를 쓰고 23일 아침 출근길에 나섰다.



“먼지 탓인지 목이 너무 칼칼해 마스크를 썼다”는 심씨는 “인터넷으로 한꺼번에 주문했다가 많이 남아 골치였는데 이렇게 금방 다시 쓰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서울 종로에 직장이 있는 최민수(38·여)씨는 요즘 목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 잔기침이 나와 마스크를 늘 쓰고 다닌다.

“환절기에는 감기에 잘 걸리는 체질이지만, 요즘은 특히 심한 것 같다”며 “보름 전에 감기에 걸렸는데 아직도 기침이 계속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당동에 사는 주부 김수진(41)씨는 볼일 때문에 오랜만에 승용차 운전대를 잡았다.

김씨는 “원래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지만, 요즘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져서 조금만 밖에 나가도 기침이 나온다”며 사그러들지 않는 초미세먼지에 눈살을 찌푸렸다.

미세먼지가 며칠째 전국을 뒤덮고 있다. 곳곳의 대기는 ‘나쁨’ 상태다.

이날 경기 지역에는 수원·용인권(수원, 용인, 평택, 화성, 이천, 안성, 오산, 여주)에 미세먼지(PM10) 주의보가 내려졌다가 오전 11시께 해제됐다.

전날 성남·안산·안양권 11개 시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전북 지역은 나흘째 미세먼지 ‘나쁨’ 단계가 지속됐다.

예보 역시 ‘나쁨(81∼150㎍/㎥)’ 단계가 유지돼 미세먼지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환경 당국은 내다봤다.

이날 정오 기준 광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97㎍/㎥로, 역시 ‘나쁨’ 수준이다.

대구·부산·울산·강원 등지에서도 한때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아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가 주민들에게 전파되기도 했다.

병원은 호흡기 질환 환자로 북적거렸다.

대전 시내 한 이비인후과 병원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새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하루 평균 30명 넘게 찾았다”며 “이는 지난주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라고 했다.

대구와 경북지역 병원에도 호흡기 질환 환자가 평소보다 20∼30% 늘었다.

광주에서는 목이 따끔거린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약국이나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이 잇따랐다고 의료계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보통 9월에서 10월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호흡기 질환자들이 5% 정도 증가 추세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약 10% 정도 환자가 늘었다”며 미세먼지를 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충북대병원 민진수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실외에서 운동과 같은 심한 신체활동은 꼭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 지역 교육청도 학생들의 바깥활동 자제를 당부하는 공문을 각급 학교에 서둘러 내려 보냈다.

경기도교육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미세먼지 주의보, 중·고교는 미세먼지 경보 발령시 야외 수업보다는 실내 수업을 하도록 요청했다. 교실창문을 닫아 실외 공기를 차단하고, 쉬는 시간마다 손 씻기도 당부했다.

미세먼지에 더해 오전에는 안개까지 뒤섞이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23일 오전 4시께 경북 경주시 율동 한 다리에서 마을로 진입하던 1t 화물차가 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

사고로 운전자 김모(65)씨가 숨지고, 함께 탄 김모(62·여)씨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짙은 안개가 껴 있던 점에 주목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1일 오전에는 충남 당진 서해대교 상에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40대 여성이 다른 차량에 치여 숨졌다.

그는 앞선 접촉사고 수습을 위해 도로에 서 있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서해대교 상에는 안개가 짙게 껴 있었다. 당진 지역에는 당일 오전 4시 30분부터 4시간 반 동안 안개주의보가 발효됐었다.

16∼22일 청주국제공항에서는 짙은 안개로 저시정 경보가 내려지면서 항공기 이륙이 무더기로 지연되기도 했다.

2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개막식에서는 ‘블랙이글’의 곡예비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기상 문제로 취소됐다.

부산과 전남 신안 해상에서는 안개로 인한 선박 충돌·표류 사고도 잇따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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