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범벅 피탄지, 치유 없이 경작지로 사용 ‘논란’

중금속 범벅 피탄지, 치유 없이 경작지로 사용 ‘논란’

입력 2015-10-26 12:02
업데이트 2015-10-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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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탄지 94만㎡ 중 20만㎡ 불발탄 제거 후 원소유주에 반환

국방부가 중금속 오염 가능성이 큰 박격포 사격장 피탄지(被彈地)에서 불발탄을 제거한 뒤 환경오염 조사도 하지 않고 원소유주에게 반환, 일부가 경작지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들 농경지는 물론 이곳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에 대한 중금속 오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인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 일대 94만㎡ 규모의 60∼80㎜ 박격포 피탄지에서 2012년 10월부터 불발탄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곳은 1971년부터 한·미 포병사격장 피탄지로 사용됐으며 1983년 한국군이 인수해 2001년까지 박격포 피탄지로 사용됐다.

이어 2001∼2006년 조명탄 위주로 사격훈련이 이뤄졌으나 민원이 제기되면서 2010년 1월 폐쇄됐다. 2012년 10월부터 불발탄 제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까지 94만㎡ 중 43%인 41만㎡에서 불발탄 제거작업을 벌여 모두 176발의 불발탄을 수거했다. 국방부는 나머지 53만㎡에 대해 2021년까지 불발탄 제거작업을 완료해 원소유주에게 반환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불발탄 176발이 제거됐으며 앞으로 230여 발이 회수돼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방부가 불발탄 제거 작업이 완료된 땅을 환경오염 치유는커녕 환경오염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소유주에게 반환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반환된 토지가 경작지로 사용되면서 누려가 높아지고 있다.

불발탄이 제거된 41만㎡ 중 반환돼 현재 영농활동이 이뤄지는 지역은 20만㎡에 달한다. 다량의 중금속에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먹을거리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노현기 파주환경운동연합 임진강생태보전국장은 “피탄지는 화약 성분 등 다량의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불발탄 제거 전 환경오염 조사를 하고 제거 뒤에는 오염치유를 한 상태에서 토지 소유주에게 반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환경오염 치유를 통해 객관적으로 완벽한 상태에서 원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해도 국가가 책임을 안 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지역은 2001년 경의선 복구공사 등으로 1m 이상 성토가 이뤄져 불발탄이 제대로 제거됐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불발탄이 1m 이상 깊이로 묻히면 탐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불발탄을 제거하기 전에는 안전성 문제로 환경오염조사를 하기 어렵다”며 “반환이 이뤄진 곳에 대해서는 예산의 효율성 문제로 2021년 불발탄 제거가 완료되면 한꺼번에 환경오염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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