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직원, 엉뚱한 관제통신 복구에 시간 허비

제주공항 직원, 엉뚱한 관제통신 복구에 시간 허비

입력 2015-12-14 19:46
업데이트 2015-12-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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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다른 회선만 만져 통신기 수동전환 실패 후 다시 ‘리셋’”

12일 발생한 제주공항 관제시설 통신장애 당시 복구하러 온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이 엉뚱한 장치만 손보다가 시간을 허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제가 마비된 1시간여 사이 항공기 지연운항이 속출하고 회항한 항공기도 있었다.

국토교통부 손명수 공항항행정책관은 14일 “관제 통신장비가 고장 나면 보조장비인 예비 장비로 통신 기능을 전환해야 하는데도 현장 담당 직원들이 전혀 다른 서버만 점검하다 수동으로 전환하는 데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주공항 통신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예비 장비로 자동 전환하게 돼 있다. 그런데 당시에는 자동 전환 기능마저 작동하지 않아 직원이 수동으로 서둘러 전환해야만 했다.

국토부 합동 조사반의 조사에서는 광무선 장치와 송신 장치 회선을 뽑기만 하면 주 장비에서 예비 장비로 기능이 넘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항 사상 처음으로 있는 일에 당시 직원들은 여러 송수신 시스템 중 다른 서버만 점검하다 수동 전환을 하지 못했다.

손 정책관은 “직원들이 수동 전환 상황과 방법에 익숙지 않아서 발생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장비에 장애가 발생한 뒤 자동 전환이 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손 정책관은 또 당시 주 장비는 장애가 있었으나 예비 장비는 제대로 작동, 전환만 하면 원활한 관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예비 장비도 고장 났었다는 공항공사의 주장과 다르다.

관제 통신장비 수동 전환이 계속 되지 않자 직원들은 결국 통신장비 장애가 발생한 후 50여분 뒤인 당일 오후 7시 40∼41분 전원 스위치를 모두 내려 다시 전원을 켜는 ‘리셋’을 하기로 했다.

관제 통신장비가 모두 꺼진 후 전원이 다시 들어오기까지인 20여분간 관제사들은 무전기 등의 비상 장비와 불빛(라이트건)으로 관제했다.

오후 8시 6분 전원이 다시 들어오자 다행히 통신 장비가 재작동했다.

국내 공항의 관제 업무는 국토부 산하 항공청 직원인 관제사들이 맡고, 관제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및 복구는 한국공항공사 시설 파트 직원이 담당하도록 이원화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관제 통신장비에 최초 장애가 발생하자 관제사들이 곧바로 공항공사 측에 복구를 요청했다.

제주공항에서는 12일 오후 6시 50분에서 오후 8시 6분까지 관제탑 및 접근관제소 2곳에서 통신장비에 교신 장애가 발생, 항공기가 이·착륙이 어려워져 77편이 지연운항하거나 회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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