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작성 지시·전달 과정 등 조사…김기춘·조윤선 소환 임박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리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재소환되고 있다. 2017. 1. 8.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55분께부터 김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참고인으로 나와 16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돌아간 지 9일 만에 다시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를 여전히 본 적 없느냐’,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이유가 무엇이냐’,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구체적 답변은 피한 채 “올라가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피의자로 소환된 상황에서 국민에게 할 이야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2014년부터 작년 9월까지 문체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인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고자 작성된 블랙리스트 관리에 깊이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최초로 주도한 ‘윗선’의 존재, 문체부까지 내려온 경로 등을 김 전 장관에게 집중적으로 캐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열린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도 ‘리스트 존재를 아느냐’는 의원 질의에 “언론에 많이 나와 뭘 얘기하는지는 알지만 제가 본 적도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은 앞선 관련자 조사 등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해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 위증 혐의로 고발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장관에게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팀은 전날 오후에는 정관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과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청와대에서 문체부 업무를 관장하는 교육문화수석을 지내며 리스트를 문체부로 내려보내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상률(57) 전 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다.
이들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이번 주 중 조윤선(51) 문체부 장관과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소환 조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심을 사 왔으며, 조 장관은 청와대 정무수석 재직 당시 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이들은 모두 리스트를 알지 못한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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