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의료농단’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임명 ‘朴입김’ 정황

‘최순실 의료농단’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임명 ‘朴입김’ 정황

입력 2017-01-13 07:08
수정 2017-01-13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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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안종범 수첩서 단서 포착…서 원장 소환조사 임박

최순실 ‘의료 농단’의 핵심 인물인 서창석(56) 서울대병원장이 대통령 주치의를 그만두고 병원장에 임명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원장의 취임 이후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병원인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진료의사에 위촉되는 등 특혜를 누렸다. 박 대통령이 최씨의 부탁을 받고 서 원장을 밀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을 조사하던 중 작년 3월 6일 기록에 서 원장의 이름이 적힌 것을 포착했다.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서 원장에 관한 지시를 내린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구두 지시를 잊지 않고자 업무 수첩에 빼곡히 기록해뒀다.

특검팀이 주목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서 원장의 이름을 언급한 시점이다. 2014년 9월부터 대통령 주치의 임무를 맡은 서 원장은 차관급 대우를 받는 서울대병원장 공모에 지원하고자 작년 2월 25일 청와대에 사표를 냈고 같은 달 28일 수리됐다.

서 원장이 대통령 주치의를 그만둔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그의 이름을 거론한 것이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서 원장이 서울대병원장에 임명되도록 하라’는 취지로 지시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주치의를 그만둔 서 원장은 서울대병원장 공모에 지원했고 서울대병원 이사회는 후보 5명 가운데 3명을 추린 다음, 서 원장과 오병희 당시 병원장을 각각 1순위, 2순위로 교육부에 추천했다.

교육부는 서 원장을 단독 후보로 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고 박 대통령은 작년 5월 23일 그를 임명했다. 이로써 서 원장은 역대 최연소 서울대병원장이 됐다.

의료계에서는 임명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주로 경력을 쌓고 본원 근무 경험은 짧은 서 원장이 서울대병원장에 오른 것은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산부인과 출신이 병원장이 된 것도 매우 이례적이었다.

이 때문에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서 원장이 박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서울대병원장이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라는 말도 나왔다.

서 원장은 병원장 권한으로 김영재 원장에게 각종 특혜를 줬다.

전문의 자격도 없는 김 원장을 작년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진료교수에 위촉하는가 하면 비슷한 무렵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가 운영하는 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성형 봉합사를 서울대병원 의료 재료로 등록했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정부 지원금 15억원을 받는 봉합사 연구 용역을 따내는 데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이 공동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씨가 대한민국 대표 대학병원인 서울대병원을 틀어쥐고 의료 농단을 자행하는 데 서 원장이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모든 것은 박 대통령의 영향력 때문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서 원장은 작년 9월에는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논란 한복판에도 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서 원장이 당시 청와대에 수시로 상황 보고를 했다며 12일 그를 특검팀에 고발했다.

특검팀은 서 원장과 김 원장을 포함한 최순실 의료 농단의 핵심 인물들을 곧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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