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煎)의 전쟁’…북적대는 전집 골목 “힘들어도 기운 펄펄”

‘전(煎)의 전쟁’…북적대는 전집 골목 “힘들어도 기운 펄펄”

입력 2017-01-26 10:35
업데이트 2017-01-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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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쳐도 전(錢) 남는 것 없지만 몰려드는 손님에 ‘興 부자’

“계란 가격이 아직은 많이 비싸서 어렵기는 하지만 설을 앞두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 힘이 펄펄 나유”

설을 앞두고 중부권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청주 육거리시장 내 ‘전집 골목’이 손님들로 북적이며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오랜 경기 침체와 전국을 강타한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주재료인 계란값이 폭등하며 울상짓던 상인들은 모처럼 진열대 앞에 모여든 손님들을 끌어들이랴, 전을 부치려 쉴새 없이 분주했다.

일렬로 쭉 늘어선 불판에서 연방 전을 구워대며 환하게 웃는 상인들의 모습은 설 대목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했다.

불판 위에서는 계란 옷을 입은 각종 전이 춤을 추듯 지글지글 거리며 특유의 고소한 냄새를 풍겨 장을 보러온 손님들의 군침을 돌게 했다.

서울에서 아들 내외가 내려온다며 이른 아침부터 설 준비를 위해 시장을 찾은 신덕순(86·여·청주시 분평동)씨는 “전은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사는 게 싸고 편해서 남편과 함께 시장에 나왔다”며 “전통시장에 오면 여러가지 물품을 한꺼번에 살 수 있고, 인심도 넉넉해 좋다”고 말했다.

설 대목을 맞아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 대부분의 전집은 시간당 1만 원을 줘가며 아르바이트생도 고용했다.

대목 장사라 정해진 기간 내 수요를 맞추려면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선 골목 내 전집들이 이른바 ‘매출 올리기’ 총력전을 펼친다.

오는 26일 오전 7시부터 시작해 다음 날 오후 3∼4시까지 꼬박 밤을 새워가며 전을 준비하고, 그것도 모자라 준비한 재료가 동이 날 때까지 온종일 전을 부친다.

10년 동안 이곳에서 장사해온 이성분(61·여)씨는 “전은 신선도가 중요해 명절 바로 전날 가장 많은 손님들이 몰린다”며 “아무리 팍팍해도 명절은 명절이고, 차례상에는 전이 있어야 제맛이니까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쉴 새 없이 전을 부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깐 밤이나 북어포, 김과 같은 제사용품을 판매하는 건어물 상점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산했던 육거리 시장 내 상점마다 어느새 물건을 사려는 손님들이 길게 늘어서며 왁자지껄한 풍경을 연출했다.

육거리시장을 명품시장으로 육성하려는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글로벌명품시장육성사업단도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뛰어들었다.

2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한 손님에 한해 2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육거리시장 내 멀티미디어센터 앞에서 설날 맞이 경품행사를 연다.

민속놀이인 투호 놀이를 응용, 통 안에 화살을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에 따라 생활용품 세트를 선물로 증정한다.

이 사업단 관계자는 “정부의 전통시장 육성 사업에 따라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지정된 육거리시장을 한국관광공사가 홍보하고 지원한다”며 “저렴한 가격에 품질 높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많이 찾아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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