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주말 브리핑 생략…수뇌부 회의 열어 숙고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의혹 수사에 한발 더 다가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대통령 대면조사 문제와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특검팀은 19일 오후 정례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했다.
특검팀이 출범한 이래 새해 첫날과 설 연휴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일요일에 빠짐없이 브리핑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다소 이례적이다.
특검팀은 당장 언론에 공표할 사안이 없다는 점을 표면적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현재 특검팀은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현안을 다루고 있다.
우선 이달 17일 구속된 이 부회장을 이틀째 불러 뇌물공여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구속 후 이 부회장의 진술 태도에 변화가 있다면 이는 다음 주로 거론되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변호인은 대면조사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구속된 후에도 특검 측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청와대 측과의 조율 과정에 대한 질문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에 말보다는 침묵을 택한 셈이다.
특검은 아울러 청와대 압수수색 불승낙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압수수색·검증영장 집행 불승인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이 이달 16일 각하돼 항고 여부를 조만간 결정해야 한다.
특검은 전날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소환해 약 19시간에 걸쳐 강도 높게 조사했으며 금명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다.
우 전 수석은 특검 수사에서 가장 어려운 조사 대상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특검은 이달 28일로 만료 예정인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해달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연장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특검팀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 성사 여부가 막바지 갈림길에 서 있고 수사 기간 연장 여부, 우 전 수석 신병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굳이 적극적으로 여러 현안에 관해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특검팀은 그간 조사한 내용을 갈무리하고 구속영장 청구나 관련자 기소 등을 위한 내부 검토와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박영수 특검 등이 참석하는 수뇌부 회의를 열어 당면 현안의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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