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비협조”…구속영장 청구 여부 검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의 핵심 인물로 전날 체포한 이영선(38) 청와대 행정관을 이틀째 조사하고 있다.이 행정관은 25일 오전 9시 45분께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수갑을 찬 모습이었다.
이 행정관은 ‘비선 의료진을 몇 명이나 출입시켰느냐’, ‘차명폰 누구 지시로 만들었느냐’, ‘차명폰을 폐기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9시 45분께 의료법 위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 행정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해 조사를 시작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 행정관에게 여러 차례 출석을 통보했으나 응하지 않자 22일 체포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출석을 요구했다.
전날 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진 뒤 이 행정관은 출석 의사를 밝히고 이날 나왔지만, 특검팀은 조사 시간을 확보하고자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 행정관은 주치의나 자문의가 아닌 이들이 ‘보안 손님’ 자격으로 박 대통령을 진료할 수 있게 청와대 출입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단골 병원인 ‘김영재 의원’의 김영재 원장을 청와대 경내로 안내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그는 박 대통령과 측근들이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정호성(48·구속기소) 전 비서관과 이 행정관 등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한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과 핵심 참모진들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청와대에서 사용된 차명 휴대전화가 이 행정관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개설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특검은 이와 관련해 휴대전화 대리점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 행정관은 특검팀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행정관 수사가 끝나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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