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5월 대형산불…산불대응 매뉴얼 바꿔야 하나

이례적 5월 대형산불…산불대응 매뉴얼 바꿔야 하나

입력 2017-05-11 10:19
수정 2017-05-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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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발생한 이례적인 대형산불을 놓고 산불대응 매뉴얼을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강릉과 삼척시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산불로 강릉 지역에서는 약 57ha, 삼척에서는 약 270ha의 산림피해가 났다.

강릉에서는 주택소실로 37가구 82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삼척에서는 진화에 나섰던 산림청 헬기가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정비사 1명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산림피해 면적은 정확한 피해조사가 마무리되면 다소간의 증감이 있을 수는 있으나 대형산불이 사실상 끝났다고 보는 5월에 이처럼 큰 산불이 발생하자 영동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삼척산불은 산림청이 산불통계를 시작한 1960년대 이후 5월에 발생한 피해면적 100㏊ 이상 대형산불로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번 산불은 산림청이 봄철 대형산불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15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추진한 ‘대형산불특별대책기간’이 끝난 다음에 발생했다.

산림청은 특별대책 기간이 종료된 지난달 21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피해면적인 100㏊ 이상인 대형산불은 올해도 발생하지 않아 4년 연속 대형산불 제로화를 달성했다”며 “이는 산불통계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초동대응이 강화되면서 산불피해면적도 크게 줄어 5㏊ 이상 피해가 난 곳은 지난 3월 9일 강릉 옥계 산불 단 1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에 예기치 못한 대형산불이 발생하면서 산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동안 대형산불은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자주 부는 3∼4월에 발생했다.

3천700㏊가 넘는 산림과 227채의 건물피해를 준 1996년 고성 산불에서부터 2만3천100여㏊의 산림과 800여 채의 건물피해를 준 2000년 동해안 4개 시·군 산불, 낙산사를 송두리째 삼켜버린 2005년 양양산불 모두가 4월에 발생했다.

301㏊의 산림에 77채의 건물피해를 준 1998년 강릉 사천 산불과 180㏊의 산림에 59채의 건물피해를 준 속초 청대산 산불, 430㏊의 산림에 4채의 건물피해를 준 강릉 옥계 산불은 3월에 발생했다.

이처럼 대형산불이 3∼4월에 발생해온 동해안에서는 녹음이 우거지는 5월, 특히 아까시나무 꽃이 피는 시기부터는 대형산불 가능성이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보고 주민들은 산불 걱정에서 한숨 돌리고 있다.

지자체들도 5월 15일까지를 봄철산불방지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를 하고는 있으나 5월에는 대형산불 발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산불은 이례적으로 5월에 발생했다.

대형산불의 가장 큰 원인인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산불 발생이 감소할 시기인 5월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는 대형산불특별대책기간을 늘리고 산불관리도 더욱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건조주의보가 내려지는 날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강풍이 불면 언제라도 대형산불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이번 동시다발 대형산불 대응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분석해 신속한 산불 상황 전파와 진화자원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시다발 대형화되는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진화헬기를 대형헬기 위주로 확충하고 조종사와 정비사 인력도 보강할 방침이다.

또 국가기관 진화헬기 자원의 긴급동원 체계를 강화해 공중진화 능력을 향상하고 험준한 산악지형 산불대응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특수진화대를 광역단위로 확대 운영하는 한편 지상 진화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신속한 산불 상황 전파를 위해 산림청 홈페이지를 통해 산불 상황을 실시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산림청은 중앙산불사고수습본부 합동조사단을 가동해 오는 18일까지 산불피해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하고 소관부처별 지원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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