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인의 쓸쓸한 고독사…자택서 사망 일주일 만에 발견

80대 노인의 쓸쓸한 고독사…자택서 사망 일주일 만에 발견

입력 2017-05-14 11:02
수정 2017-05-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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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 배달원 신고로 발견…경찰, 뇌경색 합병증 추정

80대 노인이 아무도 찾지 않는 자택에서 홀로 숨지고서 일주일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14일 경찰과 해당 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한 임대아파트에서 이달 11일 오전 10시37분께 이모(80·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소 일주일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 이씨의 사체는 부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다.

집에는 다량의 약 봉투가 있었다. 이씨는 평소 뇌경색 등 지병을 앓았다고 한다. 뇌경색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같이 사는 가족이 없었던 이씨는 기초수급생활자로 주민센터의 어르신돌봄센터 관리대상이었다.

이씨의 변고는 요구르트 배달원이 발견했다. 이달 5일부터 이씨 집 문앞에 야쿠르트가 쌓여만 가고 줄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배달원이 주민센터에 연락했다.

주민센터는 이씨가 평소 다니던 병원에 입원 여부를 물었지만 그런 사실이 없자 경찰과 소방에 신고했다.

이씨는 홀로 집 안에서 숨지기 전에도 세상과 큰 인연이 없었던 듯했다.

12일 찾은 이씨 집 문에는 ‘신문 넣지 마세요! 할머니만 있어요’라고 적힌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다.

굳게 닫힌 문 앞엔 오이 5개가 담긴 비닐봉지가 놓였고, 가스 검침용 계량기는 멈춰 있었다.

이웃들은 이씨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한 주민은 “(이씨가) 몸이 불편하셔서 말씀도 좀 어눌하게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말수가 적으셨다”며 “아침에 종종 외출하곤 하셨는데 요즘 들어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같은 동에 사는 주민은 이씨가 숨졌다는 말에 놀라며 “친하게 지내진 않았지만, 항상 얼굴 보던 이웃인데 안타깝다”며 “남들과 왕래가 잦거나 대화를 나누시던 분은 아니셨다”고 떠올렸다.

다른 주민도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어제 경찰이 드나드는 것을 보고 알았다”며 “평소 인사를 드리면 잘 웃어주시긴 했는데 말씀은 거의 없으셨다.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이씨의 사망을 변사로 처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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