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인수위-마지막 靑 참여한 조대환 前수석…경북 청송행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물러나 이전 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된 조대환(61·사법연수원 13기) 전 수석이 공직 생활을 정리하면서 고향까지 800리가 넘는 길을 걸어 떠났다.14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공직을 마무리한 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11일 서울에서 출발해 고향인 경북 청송군으로 도보 이동에 나섰다.
국내 대표적인 산악 지형 오지로 손꼽히는 경북 청송군은 주왕산 등 크고 작은 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으며 전체 면적의 약 81%가 산림이다.
조 전 수석은 서울을 떠나 초반 이틀간 분당, 죽전, 용인 경안천을 지나는 65㎞를 걸었다. 여정 도중에 한광옥 전 비서실장, 배성례 전 홍보수석, 강석훈 전 경제수석 등이 마주쳐 격려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청송까지 거리는 약 330㎞로 조선 시대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오갔던 문경새재 등 옛 영남대로 등을 따라 하루 20∼30여㎞씩 걸어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대략 800리가 넘는 경로로 총 15박 16일 일정이다.
그는 “퇴직 한 달 전쯤부터 생각해 실행에 옮겼다. 산티아고 순례길 등 외국보다 선비 정신이 깃든 우리 길을 가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옛 선비들이 걸었던 길을 걸으면서 그간의 생활과 공직 경험을 정리하고 차분히 생각을 가다듬을 겸해서 나서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수통 검사 출신인 조 전 수석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했다.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조준웅 특별검사팀에서 특검보로 활동했다.
그는 2013년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을 맡았으며 박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되고 검찰·특검 수사 대상이 된 이후 마지막 민정수석으로 합류했다.
조 전 수석은 새 정부에 대해선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통합하고 미래를 보고 나아가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공직 생활을 해보니 ‘앞장은 서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점을 충분히 헤아려 성공하는 정부, 분열과 편 가르기 없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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