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도로 ‘마의 구간’ 8명 사상 버스…92㎞로 주행 중 사고

영동고속도로 ‘마의 구간’ 8명 사상 버스…92㎞로 주행 중 사고

입력 2017-05-17 11:07
수정 2017-05-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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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서행 차량 추돌…“개량공사로 인한 서행 구간 조심”

지난 11일 60∼70대 노인 8명의 사상자를 낸 영동고속도로 사고 버스의 당시 속도는 시속 92㎞로 확인됐다.

달리던 속도 그대로 주행하다가 도로공사로 인해 서행 중이던 승합차를 추돌한 것으로 드러나 졸음운전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평창경찰서는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173.6㎞ 지점에서 발생한 사고 버스의 운행기록 장치를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시속 92㎞로 주행 중 사고가 났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사고 버스 내에 설치된 블랙박스에는 버스 운전자 정모(49) 씨가 사고 전부터 하품을 하고 몸을 비트는 등 졸음을 쫓기 위한 행동을 한 것을 확인됐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7월 17일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180㎞ 지점에서 발생한 5중 추돌사고로 4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친 봉평 터널 참사와 매우 흡사하다.

당시도 졸음운전 버스가 시속 91㎞의 달리던 속도 그대로 주행하다가 앞선 승용차를 들이받아 참사가 났다.

이 때문에 영동고속도로 봉평 터널∼둔내 터널 구간은 대형 교통사고가 잦아 ‘마의 구간’이라는 악명을 사고 있다.

경찰은 이 구간에서 대형 참사가 잇따르자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6년간 봉평 터널 진입 전∼둔내 터널 출구 후 14.1㎞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105건으로 11명이 숨지고 37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2014년 1명, 2015년 2명, 지난해와 올해 각 4명이다.

특히 경찰은 지난해 7월 봉평 터널 참사와 이번 사고가 서행하는 앞선 차량을 졸음운전 버스가 달리던 속도 그대로 추돌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영동고속도로 전 구간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3월부터 재포장, 터널 전등 교체, 중앙분리대 인상 등의 개량 공사가 진행 중이다.

1994년 12월 왕복 4차로 개통 이후 일부 구간 보수는 있었으나 전 구간 개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일부 구간은 주말과 휴일이 아닌 평일에도 공사로 인해 지정체가 빚어진다.

도로공사 지점 600m 전에 발생한 이번 사고도 공사로 인해 2개 차로에서 1개 차로로 줄어들면서 앞선 차들이 서행했다.

작년 7월 봉평 터널 참사도 터널 진입 직전 차들이 서행하는 구간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부 공사 구간에만 설치된 지향성 스피커를 모든 공사 구간 200∼800m 전방부터 설치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하기로 했다.

공사장 진입 중 차량 정체 시 LED 안내 비상등을 대폭 설치하고, 공사 현장을 매월 1회 합동 점검할 방침이다.

사고 위험 구간에는 무인 과속 단속 장비 10대를 추가로 설치해 운전자 스스로 차량 속도를 제어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작년 봉평 터널 참사와 이번 사고가 발생한 오후 2∼5시 졸음운전 취약 시간대 경찰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사고 예방 활동을 펼친다.

도로공사 상황실과 공조해 CCTV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고속도로 내 정체 구간을 파악해 추돌사고를 방지한다.

휴게소나 졸음 쉼터에서 관광버스 등 사업용 대형차량을 대상으로 차량 안전시설 이상 유무와 장거리 운행 여부 등 안전사항을 점검한다.

오는 18일부터 한 달간 영동고속도로 대형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대형 버스·화물차량의 타이어 노후 상태 등 정비 불량 단속도 펼친다.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차량 뒤에 바짝 붙어 운행하는 안전거리 미확보는 대형차량 추돌사고의 주요 원인인 만큼 단속과 함께 공익신고를 운영한다.

암행 순찰차 2대를 활용해 고속도로 지정차로 위반이나 갓길 운전은 상시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오는 7월부터는 장기 운전으로 인한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운행기록 분석 장비를 활용, 대형차량의 과속 운전과 장시간 연속 운전 여부도 확인한다.

경찰은 “더 이상의 교통사고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에 피해가 없도록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이 도로 위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법규 준수와 안전 운전을 생활화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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