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보수정권 때 ‘민감한 정치적 인권’ 문제에 둔감”

“인권위, 보수정권 때 ‘민감한 정치적 인권’ 문제에 둔감”

입력 2017-05-18 14:17
수정 2017-05-1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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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기 한양대 연구원 ‘인권위와 언론·표현의 자유’ 토론회 발제문서 주장

국가인권위원회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권 현안(집회·시위 관련 등)에 대한 보호활동에 둔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정기 한양대 교수학습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인권위와 한국언론법학회가 19일 개최하는 ‘인권위와 언론·표현의 자유’ 토론회에 앞서 18일 배포된 발제문에서 “인권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장치의 구축, 인권위원장의 투명한 인선절차, 감시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진정사례 비율은 1∼4대 인권위원장 시기(대부분 김대중·노무현 정부) 전체 진정사례의 66.67%(12건)로 가장 높았다”면서 “5∼6대 인권위원장 시기(대부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44.44%(4건), 7대 시기는 12.5%(2건)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는 인권위가 집회·시위와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권 현안에 대해 인권보호에 둔감해졌다는 평가를 일정 부분 지지하고 있다”면서“인권위의 독립성 문제로 볼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2001년) 인권위 창립 후 2017년 3월까지 표현의 자유 관련 진정사례는 45건이었고 그중 집회시위와 관련된 진정사례가 21건”이라며 “산술적으로 1년간 약 2.81건의 표현의 자유 관련 진정사례가 도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창립 후 약 8년간 11건의 진정사례가 있었고 그 후 8년간 34건의 진정사례가 있었다”면서 “이는 표현의 자유 보호활동이 양적으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지만, 더 많은 시민이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인권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인권위 진정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

아울러 “45건 중 25건은 유사 사례다. 집회시위, 개인정보 관련 진정사례는 첫 사례 도출 후 많게는 5건까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며 “진정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조치가 마련돼도 부당행위가 반복적으로 나타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연세대 법학연구원 박사는 “혐오표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혐오표현을 발생하는 표적집단에 대한 차별 철폐에 있다”며 “법적 규제의 한계를 넘어 혐오표현에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차별시정기구인 인권위”라고 설명했다.

유용민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강사는 “보수언론에서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 시기 인권에 대한 부정적 논조가 드러나고 중립적 논조 또한 높았다”며 “인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보수 정부와 언론이 인권에 대한 퇴보적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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