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월급보다 긴 근로시간이 ‘파랑새증후군’ 키운다

적은 월급보다 긴 근로시간이 ‘파랑새증후군’ 키운다

입력 2017-07-02 10:46
업데이트 2017-07-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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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직능개발원 연구 보고서…“이직 줄이려면 근로여건 개선해야”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근무시간이 길면 더 나은 직장을 꿈꾸는 ‘파랑새증후군’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휘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등은 2일 낸 ‘고교 동급생, 서른 즈음 서로 다른 삶’ 보고서에서 2004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4년제 대학 졸업자 972명의 취업 특성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 청년들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지난 1년간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을 받거나 구직시도를 하지 않았던 니트(NEET·Not in Employment, Education, Training)족은 모두 143명(16.0%)이었다.

구직시도는 했지만, 미취업 상태인 이들, 또는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프리터족은 조사 대상 가운데 95명(9.5%)이었다.

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도 이직을 시도하거나 취업교육을 받는 이른바 ‘파랑새증후군’ 근로자는 113명(11.8%), 지난 1년간 구직시도를 하지 않은 ‘정규직 안정형’은 621명(62.6%)이었다.

근로 조건을 살펴보면 정규직 안정형은 주당 평균 42.6시간을 일하고 한 달에 평균 193만7천원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파랑새증후군 근로자는 주당 45.4시간을 일하지만, 월평균 총임금은 181만6천 원이었다. 안정형 근로자보다 일주일에 3시간 가까이 더 일하고도 월급은 12만 원가량 덜 받는 셈이다.

다만, 연구진은 파랑새증후군 근로자와 정규직 안정형 근로자를 비교할 때 임금이 아닌 근로시간, 거주지, 졸업연령 등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고 해석했다.

근무시간이 길수록, 수도권에 살수록, 현재의 직장 외에 다른 곳에서 일해본 경험이 많을수록, 졸업이 늦을수록 파랑새증후군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대졸 청년 이직에 따른 손실을 막으려면 임금을 보전하면서 근로시간을 줄이는 근로여건 개선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프리터족의 경우 주당 총 12.7시간을 일하고 월 45만4천원 정도를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은 취업하려는 직장에서 꼭 정규직으로 일해야 한다는 답이 적었고,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도 동의하지 않는 경향이 컸다.

연구진은 프리터족이 받는 월 45만원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형 프리터는 일본의 자발적 프리터와 구별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프리터족은) 정규직만 고집한다고 보기 어렵고 ‘노력에 의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다”며 “생계유지가 가능한 일을 경험하며 노동시장에 대한 긍정적 마음을 갖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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