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여왕불개미 행방 묘연…외부 확산 가능성 없나

부산항 여왕불개미 행방 묘연…외부 확산 가능성 없나

입력 2017-10-09 17:14
수정 2017-10-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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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당국 “이미 죽었을 가능성”…전문가 “역학조사 중요”

‘살인 개미’로 불리는 붉은 불개미가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처음 발견된 지 열흘 이상 지났지만 전문가 합동조사가 진행된 9일까지 여왕 불개미의 행방을 놓고 명확한 결론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날 유관기관과 전문가가 대거 참여한 합동 정밀조사에서도 붉은 불개미는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붉은 불개미의 확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여왕개미는 종적을 감췄다.

검역 당국과 정밀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는 정밀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여왕개미가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노영호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방제과장은 “전문가 조언을 받아 정밀조사를 한 결과 불개미 군체의 크기가 작아 다른 곳으로 확산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군체의 크기로 미뤄 볼 때 여왕개미는 죽었을 가능성이 크고 (여왕개미) 새끼 공주가 있을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불개미가 결혼비행을 했는지 조사를 했으나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개미만 발견했다”며 “여왕개미가 날개 없이 부두 밖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해 다른 포식자에 먹히거나 화학적 방제작업 과정에서 죽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 남미 등에서는 불개미가 퍼졌고 하루에 알을 최고 1천500개까지 낳은 불개미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감만부두에 유입된 불개미가 모두 죽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태다.

실제로 이날 정밀조사과정에서 일반 개미가 화학적 방제작업을 했던 잡초 주변에 집을 짓고 활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합동조사에 참여한 이흥식 농업연구사는 “불개미 1천여 마리가 발견된 이후 추가로 불개미 집이나 개체가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미뤄 유입된 지 6개월 정도 된 것으로 보인다”며 “감만부두에서는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불개미가 발견됐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에서 들어온 컨테이너를 통해 다른 불개미가 항만 주변이나 내륙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여전히 우려된다”고 전했다.

컨테이너 내부 화물에 의한 확산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검역 당국은 불개미 발견 이후 감만부두 내 컨테이너 이동을 제한하고 소독 과정을 거친 차량만 반출을 허용했다.

문제는 컨테이너 외부만 소독하는 방제작업이 이뤄졌을 뿐이지 컨테이너 내부에 불개미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검역본부와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최초 발견지점에서 반경 100m 이내에 있는 화물을 모두 소독해서 다른 곳으로 옮겼고 부두 바닥에 소독약을 뿌렸다”며 “컨테이너에 있는 화물의 경우 화주에게 불개미 확인 작업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미전문가인 김기경 국립생물자연관 환경연구관은 “개미가 번식하기 위해서는 여왕개미, 수개미, 결혼비행 등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일개미 몇 마리는 문제가 안 되고 여왕개미가 어디에서 얼마나 어떻게 왔는지 역학조사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관은 “컨테이너에도 개미가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것으로 보여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컨테이너 바닥까지 소독하고 번식기에 집중적인 방역을 하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붉은 불개미는 지난달 28일 국내 처음으로 감만부두 2번 선석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발견된 이후 전문가 등이 정밀 추적 조사를 벌였으나 사체가 추가 발견되지는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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