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보다 거래쉬운 ‘대포 선불유심’ 7천개 대량유통

대포폰보다 거래쉬운 ‘대포 선불유심’ 7천개 대량유통

입력 2017-10-29 11:03
수정 2017-10-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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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궁한 대학생 모집해 대리개통한 뒤 사기범 등에 되팔아

대포폰 거래 단속이 강화하자 대학생 등 타인 명의로 개통한 선불유심(USIM) 7천여 개를 불법으로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손톱만 한 크기인 선불유심은 칩 형태로 사고팔기 쉽고 공기계에 끼우면 사실상 대포폰으로 사용할 수 있어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많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조직폭력배 박모(27) 씨와 임모(27) 씨 등 6명을 구속하고, 공범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선불유심을 개통해 명의를 빌려준 대학생 김모(21) 씨 등 122명과 선불유심을 구매해 사용한 31명을 입건했다.

박 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생활정보지나 페이스북에서 모집한 사람에게 선불유심을 개통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사들이는 수법으로 타인 명의 선불유심 7천여 개(약 10억 원 상당)를 시중에 불법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 등은 명의 대여자로부터 4만∼6만원의 돈을 주고 선불유심을 구매해 주로 대부업자, 보이스피싱 사기범, 유흥업소 종업원, 인터넷 물품사기범 등에게 12만∼15만원을 받고 재판매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최근 단속 강화로 대포폰 거래가 힘들어지자 최근 우후죽순 생긴 알뜰폰 업계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선불유심에 눈길을 돌렸다.

선불유심은 크기, 두께, 무게가 적어 사고팔기 쉬운 데다 타인 명의 유심을 휴대폰 공기계에 끼우고 충전만 하면 금액 제한 없이 대포폰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박 씨 등에게 선불유심을 개통해 팔아온 이들은 신용불량자 외에 대부분 20대 초반 대학생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대학생은 한 사람당 최대 10개까지 선불유심을 만들어 수십만원의 용돈을 벌 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된 타인 명의 선불유심은 주로 범죄에 이용될 소지가 크다”며 “관계기관에 선불유심 개통을 제한하는 제도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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