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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남매 엄마, 생활고로 불내…자녀들과 동반 자살 생각했다”

“세남매 엄마, 생활고로 불내…자녀들과 동반 자살 생각했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9 11:25
업데이트 2018-01-2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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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검, 실화 아닌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엄마 구속 기소

광주 3남매 화재 사망 사고를 수사중인 검찰이 이들 남매가 엄마의 부주의가 아닌 고의로 낸 불에 의해 숨진 것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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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피하는 삼남매 친모
몸 피하는 삼남매 친모 2일 오후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불을 내 삼남매를 숨지게 한 중실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20대 친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몸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지검(양부남 검사장)은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정모(23)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9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11층 자신의 집에서 4세·2세 아들, 15개월 딸 등 세 남매가 자고 있던 작은방에 불을 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자녀 양육, 생계비 마련 등으로 인한 생활고에다 인터넷 물품대금 사기와 관련해 변제 독촉을 자주 받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정씨는 경찰에선 “아이들이 자고 있던 작은방 바깥에서 이불 위에 담뱃불을 털고 작은방에 들어와 아이들과 잠을 자고 있다가 불이 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는 “작은방 바깥에서 담배를 피운 후 이불 위에 담배꽁초를 올려둔 채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장난을 했다. 이후 작은방에서 휴대전화를 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고 처음에는 자녀들과 자살할 생각에 불을 끄지 않고 내버려뒀다”며 진술을 바꿨다.

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발화 지점은 작은방 안쪽 출입문 문턱에서 시작됐고 이어 작은방 내부를 전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작은방 바깥 벽면 등에는 화염에 의한 그을음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담뱃불에 의해서는 합성솜 재질 이불에는 불이 붙는 게 불가능하고 화재 정도로 볼 때 정씨가 라이터를 이용해 이불 등에 직접 불을 붙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정씨가 입은 스타킹이나 얼굴에 불에 탄 흔적이나 화상이 없는 점을 토대로 정씨가 불을 지르고 작은방에 있었다는 진술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통화내역, 디지털 포렌식 분석 등으로 당일 남편과 남자친구에게 화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전송하고 구조 직전까지 40분간 휴대전화를 한 사실을 확인, 정씨가 불을 끄고 자녀들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봤다.

정씨가 3일 전 친구에게 “자녀들을 보육원에 보내고 새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원점에서부터 이를 재 수사한 검찰은 정씨의 바뀐 진술, 화재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경찰의 실화 결론과는 다른 방화로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지난 8일 “담뱃불을 이불에 끄려다 불이 난 것 같다”는 정씨의 자백과 현장감식·부검 등을 통해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중과실 치사·중실화 혐의로 정씨를 검찰에 넘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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