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기휴식 없이 일하다 숨진 마트 판매부장, 업무상 재해”

법원 “정기휴식 없이 일하다 숨진 마트 판매부장, 업무상 재해”

유영재 기자
입력 2018-03-18 09:24
업데이트 2018-03-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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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약서와 달리 실제 근무시간은 과로기준 초과”

마트에서 정해진 휴식시간도 없이 정부의 ‘과로 기준’인 주당 평균 60시간이 넘게 가전제품 판매 업무를 하다 사망한 직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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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당 60시간 이상 가전제품 판매 업무 하다 사망한 직원에게 업무상 재해 인정
법원, 주당 60시간 이상 가전제품 판매 업무 하다 사망한 직원에게 업무상 재해 인정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한 마트의 판매부장으로 근무하다 숨진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업무 특성상 별도로 정해진 휴식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상생활 대부분을 매장과 마트 건물 내에 머무르며 근무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적으로 쉬는 날 없이 휴무일을 정했는데 휴무일에도 교육을 받거나 단체 산행에 참석했다”며 “A씨의 실제 근무시간은 고용노동부 고시가 정한 과로 기준(주당 평균 60시간)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근로 계약서상 A씨의 근무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지만 실제 근무시간은 영업준비와 마감 후 정리시간을 포함해 오전 9시 20분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였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또 A씨의 휴게시간이 손님이 없을 때 쉬는 방식으로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11시간 20분에 달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법원은 또 A씨가 앓고 있던 심장질환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악화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지병인 심장질환이 사망 무렵 과중한 업무에 따른 과로와 실적 악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급속하게 악화해 갑자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 3월부터 마트에서 판매부장으로 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던 A씨는 2014년 11월 3층 매장 입구에서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A씨 유족은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A씨의 근로시간이 과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유족은 법원에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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