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제한 어겨 민원 급증” “자전거 장려·관광 활성화 막아”
코레일 “작년 하루 평균 민원 8건 접수”자전거족 “주말만 허용은 과도한 조치”
관광객 감소 우려엔 “전세열차 등 고려”
23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관련 민원은 하루 평균 8.3건이었다. 자전거 승차가 금지된 출퇴근 시간에 탑승해 다른 승객의 통행을 방해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코레일이 승객 110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80%가 평일 자전거 승차에 반대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 탑승을 제한해도 강제성이 없다 보니 어기는 사람이 많고 단속하면 실랑이만 벌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자전거족’은 “출퇴근 시간 탑승 제한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해서 평일 내내 못 타게 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경춘선 상봉역에서 자전거를 들고 탑승한 송모(60)씨는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준다는 시선 때문에 일부러 사람이 없는 평일 낮에 이용하는데 평일 이용을 금지하고 승객이 많은 주말에만 이용하라는 것은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두 노선의 객실은 아주 한산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평일 관광객이 늘어나길 기대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코레일의 조치에 우려를 표했다. 양평군 관계자는 “자전거 관광이 활성화된 지역이기 때문에 코레일 측에 재검토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경춘선에서 만난 함모(64)씨는 “일반 승객의 입장에선 자전거에 부딪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불편함이 큰 게 사실”이라고 했지만 김모(60)씨는 “자전거를 동반할 수 있는 객차가 정해져 있으니 다른 승객에게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로 이해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양평군 측에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면서 “자전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전세 열차를 도입하는 등 다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18-08-24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