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보도 그후] <12월 3일자 12면> 최명철 고문 별세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가 말기암 진단을 받고 국내에서 투병하다 출국했던 최명철(멘체르 초이·고려인 2세) 러시아태권도협회 고문이 30일 오전 6시 별세했다. 68세.지난달 30일 병원에 입원했던 최명철(왼쪽) 러시아태권도협회 고문이 임영선 경기도태권도협회 부회장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가라데 러시아 국가대표 코치 등을 지낸 최 고문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TV 중계를 통해 태권도를 보고 자신의 뿌리인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89년 제자들을 이끌고 방한해 국기원에서 태권도를 배운 후 30년간 태권도 불모지였던 러시아 80여개 주 가운데 절반에 태권도를 보급하며 ‘러시아 태권도계 대부’라는 명성을 얻었다. 특히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한 강원 춘천코리아오픈대회엔 2000년 처음부터 해마다 선수 200~300명을 이끌고 단장 자격으로 참가해 왔다. 러시아어로 된 태권도 규칙을 책으로 처음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하순 방한했다가 이상 증세를 느껴 임 부회장 도움으로 경기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정밀조사를 받은 끝에 직장암 말기 확진을 받았다. 이런 사실이 서울신문에 보도된 후 경기도태권도협회 등 각계의 도움으로 응급시술을 받아 위기를 넘겼으나 5000만원이나 되는 수술비를 대지 못해 지난 10일 러시아로 되돌아 갔다. 30년간 양국 사이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지만 외국인의 경우 3개월 이상 장기체류를 해야 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발인은 내년 1월 3일이다.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8-12-31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