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화천천 위로 관광객 북적…“추울수록 더 즐거워”
2019 화천산천어축제가 개막 첫날부터 관광객 14만 명을 끌어들여 글로벌 겨울 축제의 면모를 과시했다.
화천군에 따르면 5일 오후 5시까지 14만1천500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이는 지난해 축제 개막 인파보다 8천500명 많은 숫자다.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얼음벌판은 아침부터 울긋불긋 복장의 오색 인파로 북적였다.
곳곳에서는 관광객들이 “잡았다”하는 탄성과 함께 팽팽한 낚싯줄을 당기며 산천어를 낚아 올렸다.
인구 2만7천 명에 불과한 화천이지만, 이날 축제장 주변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인파로 가득했다.
축제장 열기는 아침 기온이 영하 7도 안팎으로 떨어진 매서운 추위도 잊게 했다.
몇몇 강태공은 꽁꽁 얼어붙은 화천천에 바싹 엎드려 얼음구멍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산천어가 지나가기를 지켜봤다.
얼음 밑으로 지나가던 산천어가 미끼를 덥석 물자, 이를 지켜보던 어린 자녀들은 아빠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출출한 관광객은 낚은 물고기를 현장 구이 터에서 노릇하게 구워 맛보며 축제의 즐거움을 나눴다.
정부가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한 산천어축제는 27일까지 23일간 화천천과 화천읍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16째를 맞는 화천산천어축제는 2003년 첫 축제 이후 2006년부터 매년 100만 명이 넘게 찾는 글로벌 겨울 축제다.
올해는 축제장 낚시터인 화천천 얼음두께가 30cm 안팎으로 얼어붙었다.
지난달부터 강추위가 이어진 탓이다.
이에 화천군은 축구장 24개 달하는 얼음벌판에 뚫린 2만여개의 얼음구멍을 뚫고 관광객을 맞이했다.
축제를 앞두고 미리 신청을 받은 예약 낚시터는 일찌감치 마감됐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신청을 받은 낚시터는 개장시간인 오전 8시부터 표를 구하려는 관광객으로 붐볐다.
매년 큰 인기를 끄는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장에도 많은 관광객이 참여해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냉수에 들어가 물고기를 잡으며 이색 추억을 만끽했다.
얼음 썰매장과 서화산 다목적광장 등 곳곳에 마련된 축제와 연계된 도심 행사장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축제장과 인근 상가마다 관광객 발길에 축제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모습이다.
축제 프로그램은 얼음낚시, 산천어 맨손잡기, 루어낚시, 썰매 타기, 얼음 조각 전시, 창작 썰매 콘테스트 등 60여 종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체류 관광객을 늘리고자 밤낚시 등 야간 행사를 대폭 확대했다.
지역에서 숙박할 경우 야간 낚시터 무료입장권을 준다.
축제장 체험행사에 참여하면 비용의 절반가량을 화천지역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되돌려 주는 이벤트도 벌인다.
외국인을 위한 행사는 더 풍성하다.
화천군은 일찌감치 외국인이 찾는 겨울축제에 초점을 맞춰 해외 마케팅에 집중했다.
10여 년 전부터 눈과 얼음이 없는 동남아시아에 주목했다.
현지 메이저 여행사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 태국어와 중국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운영해 현재 팔로워 3만여 명 이상을 확보했다.
실제로 동남아시아 여행사들이 화천산천어축제를 포함한 여행 관광상품을 내놓고 있다.
덕분에 축제 기간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2017년 처음 1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11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6시 최문순 화천군수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불꽃놀이로 축제 개막을 축하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앞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은 물론 아랍권에 축제를 알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늘려 글로벌 축제에 걸맞은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