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같은 아동 모델, 왜 계속 나올까

성인 같은 아동 모델, 왜 계속 나올까

김정화 기자
입력 2019-07-01 22:28
수정 2019-07-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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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포즈 등 성적 대상화 논란 커져

“이목 집중… 결국 수요 있으니 반복돼”
“아이들, 성적 접근 괜찮다 생각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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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여성처럼 꾸민 아동 모델을 출연시켜 논란이 된 배스킨라빈스 새 광고 영상 이미지. 배스킨라빈스는 논란이 일자 광고 영상을 내렸다.  유튜브 캡처
성인 여성처럼 꾸민 아동 모델을 출연시켜 논란이 된 배스킨라빈스 새 광고 영상 이미지. 배스킨라빈스는 논란이 일자 광고 영상을 내렸다.
유튜브 캡처
선명한 분홍색 립스틱을 바른 입술, 찡긋거리는 코끝, 아이스크림을 묻힌 입.

지난달 28일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가 공개한 새 광고의 아동 모델을 둘러싸고 불거진 성적 대상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11살짜리 아이가 옷과 화장을 성인처럼 연출하고, 입술과 눈빛을 부각했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1일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아동 모델에 대한 성 상품화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아동 모델을 성인처럼 보여 주는 광고가 곧잘 도마에 올랐다. ‘여아 아동복’, ‘아동 수영복’ 등을 검색하면 나오는 광고에서 아동 모델이 단순히 아동복을 입고 단정하게 촬영한 게 아니라 다리를 꼬거나 의자 끄트머리에 앉아 다리를 벌리는 모습, 성인 모델처럼 팔을 위로 뻗어 올려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모습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 속옷 모델 관련 처벌 규정과 촬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고, 4만명 이상 동의하기도 했다.
성인 여성처럼 꾸민 아동 모델을 출연시켜 논란이 된 배스킨라빈스 새 광고 영상 이미지. 배스킨라빈스는 논란이 일자 광고 영상을 내렸다.  유튜브 캡처
성인 여성처럼 꾸민 아동 모델을 출연시켜 논란이 된 배스킨라빈스 새 광고 영상 이미지. 배스킨라빈스는 논란이 일자 광고 영상을 내렸다.
유튜브 캡처
전문가들은 아동 모델의 성 상품화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더 독특하고 눈에 띄는 광고를 원하니 성인보다 더 어린 모델을 내세워 이목을 집중시킨다”면서 “아동의 성적 측면을 두드러지게 묘사하면 시장에서 통한다고 보기 때문에 은근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사회단체에서 해당 제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불매운동을 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광고 표준 기준을 만들어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미디어에서 아동이 진한 화장을 하거나 하이힐을 신고 오피스 룩(직장인 복장)을 입는 등 과잉 성애화한 모습으로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일부 성인들이 ‘아동에게도 성적으로 접근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실제 많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들이 ‘어린아이인 줄 몰랐다’고 변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7-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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