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클럽 붕괴’ 당시 영상보니 미끄러지고 버티고 아비규환

‘광주 클럽 붕괴’ 당시 영상보니 미끄러지고 버티고 아비규환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07-29 00:15
수정 2024-09-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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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증·개축, 안전점검 한 번도 안 받아…경찰 공동대표 추가 입건

현장서 술잔·술병 수거해 ‘물뽕’ 감정도 의뢰
광주 클럽 붕괴 사고 당시 CCTV 영상
광주 클럽 붕괴 사고 당시 CCTV 영상 지난 27일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클럽 내부에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28일 경찰이 공개한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무너져 내리는 복층 구조물 위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2층 손님의 발과 내려앉는 구조물을 손으로 막아 버티려는 1층 손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KBS뉴스 캡처
27명의 사상자(사망 2명·부상 25명)를 낸 광주 클럽 구조물 붕괴 사고 당시 폐쇄회로(CC) TV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복층 구조물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손님과 내려앉는 구조물을 버티는 손님들이 뒤엉키면서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사고가 난 광주 클럽은 안전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클럽 공동대표 3명 가운데 1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28일 경찰이 공개한 사고 당시 CCTV 영상에는 현란한 조명 아래 춤을 추던 1층 손님들의 왼쪽 위로 복층 구조물이 4m 아래로 순식간에 내려앉는다. 구조물 위에 있던 손님들은 계속 미끄러져 내려오고 운동화를 신은 한 여성은 떨어지지 않으려고 두 발을 벌려 버티는 모습도 보인다.

무너진 구조물을 발견한 아래쪽 손님들은 손으로 구조물을 받쳐 올리려고 하지만 역부족인 모습도 담겼다.

구조물이 붕괴된 뒤 “한 번 더, 시민 여러분, 한 번 더 도와주세요”라며 더미에 깔린 매몰자들을 구출하려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고 당시 클럽에는 모두 37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됐다. 사고로 20대와 30대 손님 2명이 목숨을 잃었고 광주세계수영대회에 참가한 선수 8명도 부상을 입었다. 미국 여자 수구 선수들은 우승 축하 뒤풀이를 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이 클럽은 2016년 7월 일반음식점이면서 춤을 출 수 있는 예외 조례를 적용받아 이른바 ‘감성주점’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강제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2016년 문을 연 뒤 제대로 된 안전 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된 클럽 구조물 들어올리는 시민들
붕괴된 클럽 구조물 들어올리는 시민들 27일 오전 2시39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 클럽 내부에서 복층으로 된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진은 시민들이 매몰자들을 구조하려고 시도하는 모습. 2019.7.27
독자 제공=뉴스1
해당 조례대로라면 화장실과 조리실, 창고 등 공용공간을 제외한 객석 면적 1㎡당 1명이 넘지 않도록 적정 입장 인원을 관리하고, 100㎡당 1명 이상의 안전 요원을 둬야 한다.

특히 안전 기준을 잘 지키는지 1년에 2차례 안전점검을 해야 했다.

하지만 서구는 이 조례가 통과된 뒤 단 한 차례도 안전 점검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클럽 내 적정 수용인원의 기준이 되는 해당 클럽의 ‘객석 면적’ 규모는 파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 관계자는 “1년에 2차례 안전점검을 하도록 정한 조례는 강제 조항이 아니어서 안전 점검을 하지 않았다”면서 “특별점검에서도 손님이 거의 없어 적정 인원수 제한 등을 살펴볼 만한 상황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광주 클럽 안전사고 수사본부는 이날 공동대표 3명 가운데 조사를 받지 않은 나머지 1명을 불러 조사하고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3명의 공동대표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각자 업무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붕괴 사고 당일인 전날부터 이틀간 모두 18명을 소환하거나 방문 조사했다.

공동대표 3명을 포함해 관리인·건물주 등 클럽 관계자 9명과 공무원 2명, 피해자와 목격자 7명 등이다.
붕괴된 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된 클럽 복층 구조물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사진은 사고가 난 클럽 내부의 모습. 2019.7.27
연합뉴스
특히 경찰은 서구청 공무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클럽의 불법 증·개축 사실을 확인했다.

클럽 측은 영업 신고를 한 복층 면적 108㎡보다 77㎡를 불법 증축하고 이후 45.9㎡를 불법 철거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 역시 클럽 측이 불법 증축했던 부분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사고 발생 경위도 일부 확인했다.

붕괴한 복층 구조물은 천장에서 내려온 4개의 철제 파이프가 용접으로 연결돼 있었는데 이 중 한쪽이 떨어져 나가면서 비스듬하게 내려앉았다.

경찰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구조물이 무너진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사고 장소가 클럽인 점을 고려해 수사본부에 마약수사대를 편성하고 해당 클럽에서 이른바 ‘물뽕(GHB)’ 등 마약이 사용됐는지 여부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전날 사고 현장에서 술병과 술잔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또 인허가 과정에서 클럽 측에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2시 39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클럽 내부에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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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클럽 복층 붕괴로 19명 사상
광주 서구 클럽 복층 붕괴로 19명 사상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 내부의 모습. 2019.7.27
독자 제공=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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