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첫 외부 특강 “왼쪽 서랍에 늘 사표 두고 있어”

김명수 대법원장 첫 외부 특강 “왼쪽 서랍에 늘 사표 두고 있어”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9-09-16 18:59
수정 2019-09-1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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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 첫 외부 특강···현직 대법원장 로스쿨생 직접 소통 처음
“우리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하는 길은 재판을 잘하는 것 뿐”
조국 장관 부인 기소 “사법부 독립 침해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
특강에 앞서 광주 망월동 묘역 찾아 이한열 열사 등의 묘소도 참배

김명수 대법원장은 16일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사법농단으로 인해 바닥에 떨어진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재판을 잘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의 외부 특강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 대법원장의 취임 2주년을 즈음해 전남대의 초청에 따라 마련됐다. 현직 대법원장이 법학전문대학원생을 직접 만나 소통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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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원과 법률가는 어떤 도전을 마주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갖고 사법농단에 대한 후속 조치와 관련해 “관료제를 타파하기 위한 고법원장 승진제 폐지, 법원장 추천제 등 제도적 개혁안이 있지만 그것은 수단에 불과할 뿐”이라며 “법원에 드러난 문제를 치유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재판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투명한 절차를 통해 흔들리지 않고 정의로운 결론을 내는 바람직한 재판을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좋은 재판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고 최선의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학생이 소신 있는 판결을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묻자 김 대법원장은 “법관이 될 때 하루만 판사를 하게 해주면 다음 날 사표를 내겠다는 생각이었고 출근 첫 날 한 일이 사표를 쓰는 일이었다”면서 “지금도 대법원장실 책상 서랍 왼쪽에는 사표가 들어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제가 법관이 된 이유는 저의 소신에 따라 재판을 하라는 것인데 그 외 다른 이유로 좌고우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재판은 그럴 수 없다. 제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사문서 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과 관련해서는 ”(장관 임명이) 재판에 영향을 줄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만에 하나 사법부의 독립이 침해되는 일이 생기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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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광주 망월동 묘역에 위치한 이한열 열사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광주 망월동 묘역에 위치한 이한열 열사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그는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판결문 공개에 대해 “법관이 내리는 결론뿐 아니라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기 때문에 전관예우 등이 없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많은 국민들이 판결문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특강에 앞서 이날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와 백남기 농민, 전남대 출신 박승희, 최현열 열사와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 등의 묘소를 참배했다. 또 광주지방변호사회와 오찬간담회도 가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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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광주지방변호사회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광주지방변호사회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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