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간호사관학교 단톡방서 여생도·상관 성희롱 논란

국군간호사관학교 단톡방서 여생도·상관 성희롱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11-25 11:50
수정 2019-11-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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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간호사관학교 단톡방서 여생도·상관 성희롱 논란  군인권센터 제공
국군간호사관학교 단톡방서 여생도·상관 성희롱 논란
군인권센터 제공
군인권센터 “학교 측, 가해자 두둔…11명 중 퇴교 처분 1명 불과”

국군간호사관학교 남자 생도들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여자 생도들과 상관을 성적 모욕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또 이러한 문제 제기에도 담당 훈육관이 이를 묵인·방조했으며, 오히려 문제 제기를 한 여생도를 훈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제보받은 단톡방 내 성희롱·모욕 행위 실태를 공개하며 “국군간호사관학교는 동료와 선배 여군을 상대로 저열한 성범죄를 저지른 남자 생도들을 묵인,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국군간호사관학교 남자 생도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여러 개의 단톡방에서 여자 생도를 언급하며 수차례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훈육관을 ‘허수아비 소령’, ‘X멍청이’라고 지칭하는 등 상관 모욕성 발언을 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여생도들은 3학년 담당 훈육관을 찾아가 신고했으나, 훈육관은 “동기를 고발해 단합성을 해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고 다그쳤고, 단톡방 캡처 이미지를 보여주자 “보고 싶지 않다”며 돌려보냈다.

이후 여생도들은 해당 사건을 학내 자치위원회인 명예위원회에 정식으로 신고했고, 사건은 그제야 훈육위원회에 회부됐다.
국군간호사관학교 단톡방서 여생도·상관 성희롱 논란  군인권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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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군인권센터는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11명 중 1명에게만 퇴교 처분했고 나머지에게는 근신 4∼7주의 가벼운 징계만 내렸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특히 A 생도의 경우 사건 몇 주 전 영내에서 남자 동기를 폭행한 사건으로 이미 근신 2주 징계를 받은 상태에서 중징계를 또 받았지만, 학교 측은 퇴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이는 그가 국립간호사관학교 유력 외래 교수의 아들이라는 점이 강력히 작용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학년 담당 훈육관은 주말에 근신 중인 가해 생도들을 찾아가 커피, 도넛 등을 사주면서 ‘괜한 일에 휘말려서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군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게 될 예비 장교들이 이토록 저열한 성 인지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실로 충격적”이라며 “이대로라면 가해자들은 그대로 임관하게 될 것이며, 장차 여군 환자들을 성폭력·성희롱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확보된 증거와 피해자 진술에 따라 가해 생도들을 형법상 모욕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등으로 고소·고발할 계획”이라며 “범죄자들을 두둔하고 피해자들을 2차 피해 속에 방치한 국군간호사관학교장 권명옥 준장 이하 관련 훈육진을 즉각 보직해임하고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국군간호사관학교 단톡방서 여생도·상관 성희롱 논란  군인권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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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방부를 향해서도 “사관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등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국방부 양성평등위에서 관련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각 군 사관학교의 성범죄 징계·형사처벌 절차 개선안을 수립·권고하고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문제의 대화 내용.

●선배 기수 여생도들을 향한 욕설

“59(기수)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말)년들에게 우리가 ○박았다는 소리하면”

“○(여성 성기를 축약한 단어)빨 지렸다”

“씨○○들이 지들 딴에는 배려라고 조오타고 생각하겠지”

●상관인 훈육 장교들을 향한 욕설

“훈육관 이년들은 저질러놓고 뒤처리는 우리가 다 하게 하네”

“훈육관님 ○(여성 성기를 축약한 단어)리둥절 개꿀잼”

“○○이는 허수아비 소령, 세워만 놓은 듯 꼬추도 아니고”

●여생도들의 간호실습에 대해 성희롱

“회음부 간호 ○(남성 성기를 지칭한 욕설)되게 하겠네”

“(실습 나가서) ○○ ○는 거 아니냐?”(성행위를 지칭)

●일부 여생도들의 페미니즘 관련 발언에 대해

“○발 정신 좀 차려라”

“페미에 취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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