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압류의 감옥에 갇힌 쌍용차를 석방하라”

“100억원 압류의 감옥에 갇힌 쌍용차를 석방하라”

최영권 기자
입력 2019-12-20 01:34
수정 2019-12-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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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조원들 대법원 앞에서 회견

노사, 성과급 반납 등 경영쇄신안 발표
김득중(앞줄 왼쪽 첫 번째)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과 ‘국가 손해배상 청구 대응모임’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경찰과 회사의 손해배상을 끝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참석자가 정의의 여신 디케를 형상화하고 있다. 오른쪽 저울에는 100억원 규모의 5만원권 지폐 인쇄물이 놓여 있고, 왼쪽 저울 아래에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작업복이 걸려 있다. 왼쪽 저울 위에는 세상을 떠난 쌍용차 노동자들의 넋을 기리는 국화꽃이 올려져 있다. 서울신문 DB
김득중(앞줄 왼쪽 첫 번째)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과 ‘국가 손해배상 청구 대응모임’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경찰과 회사의 손해배상을 끝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 참석자가 정의의 여신 디케를 형상화하고 있다. 오른쪽 저울에는 100억원 규모의 5만원권 지폐 인쇄물이 놓여 있고, 왼쪽 저울 아래에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작업복이 걸려 있다. 왼쪽 저울 위에는 세상을 떠난 쌍용차 노동자들의 넋을 기리는 국화꽃이 올려져 있다. 서울신문 DB
채희국(49)씨는 2009년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에 맞서 경기 평택공장에서 이른바 ‘옥쇄파업’에 참여했다가 징계 해고를 당했다.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해 2013년 복직했지만 회사는 손해배상을 이유로 채씨의 급여 절반을 가압류했다. 6년이 흘렀지만 가압류는 현재 진행형이다. 채씨는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압류라는 고통의 감옥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고 토로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2009년 5~8월 파업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경찰과 회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대법원이 끝내 줄 것을 19일 호소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국가 손해배상 청구 대응모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벌 수도, 갚을 수도 없는 손해배상금에 매일같이 지연 이자가 붙는다. 손배가 계속되는 한 쌍용차 사태는 끝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2013년 11월 1심 재판부는 쌍용차지부 조합원 등 100여명이 경찰에 약 14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6년 5월 2심 재판부도 경찰 손을 들어 줬다. 2심 재판부가 인정한 손해배상액은 약 11억원이다. 1심 판결 후 배상금에 대한 이자가 붙어 쌍용차지부 조합원 등 100여명이 갚아야 할 돈은 20억원이 넘는다. 회사가 제기한 손해배상금과 지연 이자를 합하면 갚아야 할 돈은 100억원대에 이른다.

지난 1월 김승섭 고려대 교수 연구팀과 ‘손잡고’가 발표한 ‘쌍용차 손배·가압류 피해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배·가압류를 경험한 쌍용차 남성 노동자 201명 중 62명, 여성 노동자는 32명 중 6명이 ‘최근 1년간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쌍용차 노사는 이날 상여금 200% 반납, 성과급 및 생산격려금 반납 등을 골자로 하는 추가 경영쇄신안을 내놨다. 쌍용차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마련한 자구안”이라면서 내부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9-12-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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