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수첩은 메모장… 오류 많을 수 있다”

송병기 “수첩은 메모장… 오류 많을 수 있다”

허백윤 기자
입력 2019-12-23 23:38
수정 2019-12-24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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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해명 회견

“작년 3월 31일 지인과 골프 친 것 확인”
선거개입 의혹 모임엔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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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울산 연합뉴스
청와대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울산 연합뉴스
‘김기현 첩보’의 최초 제보자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수사 및 언론보도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이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까지 확대되자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개입 의혹이 짙어진 결정적 계기가 된 자신의 수첩에 대해 “업무수첩이 아닌 메모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송 부시장은 이날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른바 ‘업무수첩’은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 등을 적은 일기 형식의 메모장에 불과하다”면서 “검찰이 선거 관련 부분을 추출해 조사하고 있지만 기억에 없고, 사실이 아니거나 오류가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전 시장 등을 통해 수첩 기재 내용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울산시장 캠프와 공약을 논의하는 등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드러났다. 게다가 검찰이 지난 20일 기획재정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선거개입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자 송 부시장이 수첩 속 내용의 신빙성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송 시장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송 부시장은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3월 31일 모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검찰 조사 초기에 기억이 나지 않았다가 지인들과 골프를 쳤던 것이 확인돼 5번째 조사에서 제대로 진술했다”고 항변했다. 송 부시장의 수첩에는 해당일과 함께 송 시장과 송 부시장, 정몽주(당시 캠프 상황실장)씨, 이진석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0월 11일 청와대 인근 식당 모임에 대해서도 송 부시장은 “강길부 국회의원의 보좌관 주선으로 모였다”면서 “강 의원이 산재모병원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이 예상되자 송 시장에게 여러 번 연락했고, 송 시장은 당의 반대에도 도와주려 했다”며 지난 20일 김 전 시장의 기자회견 내용도 반박했다.

송 부시장은 또 검찰 조사 과정에서 송 시장과의 통화 녹취록을 들었다면서 “검찰이 개인 대화까지 도·감청한 것 같다”며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해당 녹음파일은 도청 또는 감청으로 입수한 것이 아니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확보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서울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9-12-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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