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델타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의 초기 전파력을 살펴보기 위해 증상 발현 이후 호흡기 검체의 바이러스 양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방대본은 델타 변이 감염자의 검체 1848건과 국내 1~3차 유행 당시 주로 검출됐던 유전형(S형, V형, GH형) 검체 2만 2106건을 대상으로 증상 발현 이후 14일까지의 일별 평균 검사값을 바이러스양으로 환산했다.
그 결과 델타 변이에 감염된 환자는 증상이 발현된 당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1차 대유행 당시의 바이러스 유형(S형 또는 V형) 대비 약 300배 이상 바이러스 양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팀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러 번 전파력의 변화를 거쳐 왔는데 지난해 1차 유행 당시 바이러스와 비교해 2차 및 3차 유행 시의 바이러스는 발병 초기 바이러스 배출량이 최대 10배 이상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4차 유행의 중심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2차, 3차 유행보다 다시 최대 20배 이상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델타 변이의 바이러스 양은 증상 발현 후 4일째에는 약 30배, 9일째에는 약 10배 이상 등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10일이 지난 시점에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배출량의 차이가 거의 없게 된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김 팀장은 이 같은 바이러스 배출량 변화를 언급하면서 “델타 변이는 까다롭고 변화가 심한 바이러스로, 특히 감염 초기에 대규모의 바이러스 배출이 있어 감염력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바이러스 배출량으로 인해 델타 변이가 세계적인 유행을 더욱 빈번하게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발병 초기 관리가 매우 중요한 만큼 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대본은 이번 연구가 국내에서 발생한 환자를 직접 비교·분석한 데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김 팀장은 “이번 분석은 우리나라 발생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한 추정이 아닌 바이러스양을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라며 “발병 이후 일별 증감까지 분석했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연구 결과를 국내외 연구진과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