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현대제철 근로자 유족 부검 거부…중대재해처벌법 집중 수사

현대제철 근로자 유족 부검 거부…중대재해처벌법 집중 수사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2-03-03 19:09
업데이트 2022-03-03 19:0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사고로 숨진 것이 명백한데 무슨 부검이냐.”

지난 2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숨진 근로자 최모(57)씨 유가족은 3일 오전 6시 30분쯤 경찰이 최씨에 대한 부검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충남 당진장례식장을 찾아오자 이같이 말하며 막아섰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노조원들도 경찰의 출입을 저지했다.

노조 측은 “부검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현대제철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며 “유족의 뜻에 따라 철저한 조사와 진정한 사과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부검은 결국 무산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지난 2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이날 집행이 무산되면서 유족을 설득해 부검절차 재시도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집행 기간은 오는 9일까지다.
이미지 확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근로자 최모씨가 지난 2일 빠져 숨진 1냉연공장 대형 도금 포트 주변 모습. 연합뉴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근로자 최모씨가 지난 2일 빠져 숨진 1냉연공장 대형 도금 포트 주변 모습. 연합뉴스
금속노조는 당진제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제철은 매년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지난해 특별감독에도 또다시 사고가 났다”며 “최근 5년간 당진공장에서만 중대재해로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제철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별정직이란 직군을 만들었지만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하지 않아 사망사고를 냈다”며 “책임자를 엄벌하고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해 직접 수사하기로 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이 끝나면 사고 당시 현장 근로자와 회사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며 “근로자 사망 사고인 만큼 엄중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충남경찰청 청사. 충남경찰청 제공
충남경찰청 청사. 충남경찰청 제공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해당 공정의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 2일 오전 5시 40분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1냉연공장에서 아연 찌꺼기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던 중 고온의 아연 액체가 담긴 대형 용기(도금 포트)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