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화장실 통해 담배 냄새…
공동주택 층간흡연 갈등 심화
보건복지부가 금연광고 ‘흡연갑질편’ 캡처. 흡연으로 고통받는 주위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제공
이 입주민은 “내가 내 집에서 피우겠다는데 아이들 있는 집은 이사를 가든 하면 되지 왜 자꾸 남 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나”라며 “일자무식들이라 법을 잘 모르는 모양인데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발코니, 화장실 등 전용 부분은 금연을 강제 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뭔데 법을 초월하려고 하는 거냐”며 “법대로 살자”고 으름장을 놓았다.
호소문이 올라온 인터넷 게시판에는 “집에서 피울 거면 창문이라도 닫고 피워라. 왜 이웃에게 피해를 주나”라며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일부 네티즌은 “자기집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기본권이다.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옹호하는 댓글을 달았다.
층간흡연이란 이웃의 담배 연기가 환풍구, 출입문, 창문 등을 통해 다른 집 안으로 들어오는 간접흡연의 일종이다. 층간흡연은 층간소음과 마찬가지로 이웃 간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층간흡연’ 관련 민원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층간흡연 피해 민원은 2844건. 2021년엔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로 관련 민원이 더욱 증가했다. 2018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1200명 중 층간흡연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65.8%(789명)이었고, 흡연자 493명 가운데 주로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응답은 20.7%(102명)였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5항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거주자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아파트 공용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 집이나 화장실에서의 흡연은 막을 수는 없다. 사실상 흡연자의 ‘노력’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사를 가시든지”
한 공동주택에 붙은 호소문. 온라인커뮤니티
공동주택관리법은 관리사무소에 그 역할을 맡기고 있지만,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입주자 흡연을 일일이 제재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안내 방송을 하거나 안내문을 단지 곳곳에 붙이는 정도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층간흡연의 피해자들은 세대 내 금연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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