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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체포 외국인들 지구대서 ‘집단도주’…경찰 감시 어땠나(종합)

도박 체포 외국인들 지구대서 ‘집단도주’…경찰 감시 어땠나(종합)

윤예림,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6-11 14:10
업데이트 2023-06-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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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적 도박 피의자 10명 도주
지구대 회의실 창틈 사이로 빠져나가
경찰관 10여명이 피의자 23명 관리
경찰, 회의실에 감시 인력 배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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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혐의 외국인 집단도주
도박 혐의 외국인 집단도주 1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지구대에서 도박 혐의로 체포된 외국인 23명 중 10명이 집단 도주했다. 사진은 도주한 이들이 빠져나간 창문.
2023.6.11 연합뉴스
도박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던 외국인들이 집단 탈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감시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광산구 월곡지구대에서 도박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앞두고 있던 베트남 국적 외국인 10명이 도주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3시쯤 112 전화로 ‘외국인들이 모여 도박한다’는 신고를 접수, 베트남인 총 23명을 광산구 월곡동 주택가 현장에서 검거했다. 체포와 연행 과정에서 베트남인들이 별다른 저항 없이 통제에 잘 따르자 경찰은 이들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았다.

경찰은 신원 확인 등 기초 조사를 위해 베트남인 전원을 월곡지구대로 임의동행해 공간이 넓은 회의실에서 우선 대기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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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혐의 외국인 집단도주
도박 혐의 외국인 집단도주 1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지구대에서 도박 혐의로 체포된 외국인 23명 중 10명이 집단 도주했다. 사진은 도주한 이들이 빠져나간 창문.
2023.6.11 연합뉴스
지구대 회의실에는 바깥으로 밀면 15도가량 열리는 공기 순환 목적의 시스템 창문이 있는데, 피의자 도주 방지를 위한 창살은 없었다. 회의실이 피의자 관리 시설이 아닌 경찰 업무공간이기 때문에 감시용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베트남인들이 조사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경찰은 회의실에 감시 인력도 따로 배치하지 않았다.

대기 인원 가운데 1명이 20㎝ 남짓 벌어지는 창틈으로 머리와 몸을 빼내는 것을 시도해 성공하자 나머지 9명도 같은 방법으로 한 사람씩 빠져나갔다.

경찰은 조사 공간과 회의실을 오가며 이들을 관리하던 중에도 회의실 안에 있던 검거 인원을 점검하지 않았고, 외국인 상당수가 도망친 후인 오전 6시 40분쯤에야 집단탈주 사실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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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혐의 외국인 10명 집단 도주
도박 혐의 외국인 10명 집단 도주 1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지구대에서 도박 혐의를 받은 외국인들이 경찰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이날 체포된 23명 중 10명이 지구대 회의실 창문을 통해 도주했다.
2023.6.11 연합뉴스
당시 월곡지구대에서는 지구대 근무 1개 팀, 지원 나온 형사 등 10여명의 경찰관이 피의자 23명을 관리했다.

경찰은 베트남인을 차례로 회의실 밖으로 불러내 신원, 도박 방식, 도박자금 규모 등을 파악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은데다 인원까지 많은 탓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이날 도박 혐의로 연행된 베트남인 23명에는 불법체류자와 합법체류자가 섞여 있었다. 달아난 10명 중 6명은 불법체류자, 4명은 합법체류자였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모두 파악하고 거주지 등을 중심으로 추적 중이다. 감시 태만 또는 피의자 관리 지침 위반 등 현장 경찰관들의 과실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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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브러진 도박 도구
널브러진 도박 도구 11일 낮 광주 광산구 월곡동 한 주택에 카드가 널브러져 있다. 이날 오전 월곡지구대에서 도박 혐의로 체포된 외국인 23명 중 10명이 도주해 경찰이 수색을 하고 있다.
2023.6.11 연합뉴스
광산경찰서 산하 파출소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된 30대 남성이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갑도 채우지 않고 경찰관 1명만 동행해 파출소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허락했다가 벌어졌다.

도주한 남성은 7시간여 만에 다시 체포됐고, 관련 경찰관 2명은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윤예림 인턴기자·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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