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위험 60%나 줄이는데… 2년도 못 버티는 관리자들

자살위험 60%나 줄이는데… 2년도 못 버티는 관리자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3-09-18 00:05
업데이트 2023-09-18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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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환경 열악… 사업운영 난맥상
평균 재직 22개월·87% 비정규직
대구 등 24시간 운영기관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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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관련 사진. 연합뉴스
응급실 관련 사진. 연합뉴스
응급실에 온 자살시도자에게 심리 치료를 제공하면 자살 위험이 60%나 감소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사례관리자의 근무 환경이 열악해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보건복지부가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자살시도자 사례관리자의 평균 재직 기간은 22.5개월이며 87%가 비정규직이다. 또다시 자살 시도를 하지 않도록 자살시도자의 마음을 보듬는 중요한 자리인데도 숙련도와 전문성이 쌓이기 전에 2년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는 실정이다.

2013년에 시작된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은 응급실에 상주하는 사례관리자가 자살시도자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퇴원 후에도 지속해 관리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정신건강 서비스를 연계해 주는 것이다. 지난해 응급실 내원 후 상담·치료를 받은 1만 1321명을 조사한 결과 서비스 전후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은 18.8% 포인트, 불안·초조를 느낀 사람은 10.0% 포인트, 자살 생각을 한 사람은 11.4% 포인트, 자살 충동을 느낀 사람은 12.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효과는 입증됐으나 운영의 난맥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전체 응급의료기관 410곳 중 자살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 수행 기관은 80곳에 불과하며, 대구·광주·대전·울산·세종·충북·경남·경북·제주는 24시간 운영기관이 없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 예산은 올해 143억 5400만원에서 한 푼도 증액되지 않았다. 병·의원에서 확인된 자살시도자 수는 2017년 1만 2260명에서 2022년 2만 6538명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2023-09-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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