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난 망한 왕조의 도승지… 사약 마시고 끝내고파”

김기춘 “난 망한 왕조의 도승지… 사약 마시고 끝내고파”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7-06-28 23:16
업데이트 2017-06-29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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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블랙리스트엔 ‘모르쇠’

‘비선진료’ 이영선 1심 징역 1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뉴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뉴스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을 ‘망한 왕조의 도승지’로 비유하며 “정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화·예술계 인사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 전 실장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 피고인 신문에서 “모시던 대통령이 탄핵받고 구속된 정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소회를 털어놓았다. 김 전 실장은 “과거에는 망한 왕조의 도승지를 했다면 사약을 받았으니 백번 죽어도 마땅하다”며 “특검이 ‘재판을 할 것도 없이 사약을 받으라’고 독배를 들이밀면 제가 깨끗이 마시고 이걸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사건을 형법의 틀에 넣어 자꾸 하려고 하니 수많은 증인을 부르게 돼 재판관에게 큰 폐를, 특검에게도 수고를 끼쳤다”며 특검 수사 뒤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작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서실장은 대통령 수석비서관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청와대 수석들에게 내리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이영선(38) 전 청와대 경호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선일)는 이날 의료법 위반 방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06-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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