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절친’ 검찰 엘리트의 추락

‘우병우 절친’ 검찰 엘리트의 추락

나상현 기자
입력 2017-12-01 22:54
수정 2017-12-02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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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영장 심사… 불법사찰·비선보고·직권남용 혐의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국가정보원 불법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윤수(50·사법연수원22기) 전 국정원 2차장이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검사장급인 부산고검 차장 등 검찰 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그는 국정원 2차장을 마지막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추락했다.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지난해 12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지난해 12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최 전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에 앞서 “영장 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밝힌 뒤 법정으로 향했다. 최 전 차장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으로 하여금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을 사찰해 우 전 수석에게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정치·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최 전 차장이 우 전 수석의 부탁으로 사찰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최 전 차장은 우 전 수석과 연락한 점은 인정하지만 ‘정상적인 국정원 업무의 일환’이라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민간인 대상 정보수집은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심문에서도 비슷한 구도로 공방이 펼쳐졌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심문을 마치고 나온 최 전 차장 측 변호인은 “일부분은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면서도 나머지 부분에 대해 검찰 측과 치열하게 다퉜다고 밝혔다.

최 전 차장은 같은 서울대 동기인 우 전 수석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수통’ 검사이자 황수경 전 KBS 아나운서의 배우자로 유명한 최 전 차장은 2015년 서울중앙지검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검사를 지내며 자원외교·포스코·KT&G 비리 수사 등을 이끌었다. 그는 이듬해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나 돌연 두 달 만에 국정원 2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이자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이 그 배경이 아니었겠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우 전 수석은 최 전 차장의 구속영장 소식을 듣고 “가슴 아프다. 잘 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 전 수석 역시 대검 중앙수사부 등을 거쳐 민정수석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국정농단 방조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불법 사찰 의혹으로 새로이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전 차장의 영장 결과와 우 전 수석 사건 처리는 그렇게 깊게 연결시켜서 보고 있지 않다”면서 선을 그었다. 앞서 우 전 수석에 대해 두 차례나 영장이 기각된 바 있는 만큼 검찰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걸로 해석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17-12-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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