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명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직권남용 혐의로 징역1년·집행유예 2년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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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형 집행이 유예됨에 따라 김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석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비서관은 2011년 4월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을 국정원 특활비 5천만원으로 ‘입막음’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의 이 같은 행위를 국정원 예산 횡령으로 보고 그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또 대통령의 권한을 보좌하는 지위에서 돈을 받은 만큼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특가법상 뇌물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장 특활비 5천만원이 국가 안보 등의 목적이 아닌 엉뚱한 곳에 쓰인 만큼 횡령금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 전 비서관이 비록 특활비 예산 집행에 직접 관여하진 않았더라도 국정원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며 범행에 가담한 만큼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민정비서관이나 민정실의 직무와 관련해 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원세훈 전 원장 역시 인사나 국정원 직무와 관련 불이익을 우려해 돈을 줬다기보다 청와대, 즉 상급기관에 대한 관행적 자금 지원이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사용될 것으로 인식하고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유무죄 판단을 내린 재판부는 “피고인의 요청에 의해 국가 안보를 위해 사용될 돈이 청와대 직원의 폭로 입막음에 사용된 점에서 범행 동기가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은 장기간 특활비 받은 사실을 철저히 감췄고, 재수사 과정이나 법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사건의 실체를 함구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김 전 비서관은 수사나 재판에서 ‘윗선’을 끝내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뒤늦게나마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횡령 범죄를 통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선고를 듣던 김 전 비서관은 뇌물 혐의에 대한 무죄 판단을 받자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장물운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장 전 비서관은 김 전 비서관에게서 이 돈을 받은 뒤 류충열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시켜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장물운반 혐의와 장 전 주무관의 취업 알선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에 요청한 부분은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류 전 관리관에게 장 전 주무관을 회유하라고 하는 등 관리하게 한 점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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