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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관 85% “민사 증거조사 방식 바꿔야”…‘디스커버리’ 도입 힘 받을 듯

[단독] 법관 85% “민사 증거조사 방식 바꿔야”…‘디스커버리’ 도입 힘 받을 듯

곽진웅 기자
곽진웅 기자
입력 2022-09-26 16:08
업데이트 2022-09-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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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94% “‘실체적 진실’ 밝히기 어려워”
법관 85% “증거조사 패러다임 변화 필요”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법관 다수가 찬성
법관 10명 중 9명이 현재 민사소송 제도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어려움을 느껴 증거조사 방식을 완전히 개편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양쪽이 증거를 공개한 뒤 재판을 시작하는 영미식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에 상당수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민사소송법 개정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25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디스커버리 제도에 대한 법관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4%가 ‘현행 민사소송 제도하에서 법원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공감했다. ‘재판당사자가 정보·증거를 투명하게 공유해 분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에는 85.9%가 동의했다. 설문은 대법원장, 대법관 및 법원행정처장·차장을 제외한 전국 법관 총 30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285명이 응답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전 양측 당사자가 증거를 서로 공개해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로 재판 기간이 단축되고 소모적인 분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11월 ‘디스커버리 연구반’을 구성해 ▲소 제기 전 증거조사 ▲진실의무 도입 ▲문서제출명령 개편 ▲증언 녹취 제도 도입을 검토해왔다.
응답자들은 진실한 진술 의무를 민사소송법 조문에 명시하는 ‘진실의무 도입’에는 60%, 문서 제출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제출 거부 사유 범위를 축소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는 ‘문서제출명령 개편’은 86.2%, 증거수집을 위해 당사자 등이 증인에게 증언을 듣고 기록으로 남기는 ‘증거 녹취 도입’에 대해서 66.1%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다만 ‘소 제기 전 증거조사’와 관련해서는 비공감 의견을 밝힌 법관이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 제기 전에는 쟁점이 명확하지 않고 증거조사 신청의 남용으로 분쟁 당사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이 같은 설문 내용을 검토해 최종 개선안을 조만간 도출할 전망이다. 대법원은 앞서 2015년도에도 별도 위원회를 만들어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논의해 민사소송법 개정안 등을 냈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재판에서 당사자가 유리한 증거만 내고 불리한 증거는 제외해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렵고 재판도 길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제도가 도입되면 신속한 해결 방안 도출 및 내부 합의를 통해 소송에 앞서 많은 분쟁이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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