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공탁, 절차상 문제 없어” “채권자 의사에 반해 효력 문제”

“제3자 공탁, 절차상 문제 없어” “채권자 의사에 반해 효력 문제”

박상연 기자
박상연, 백서연 기자
입력 2023-07-04 02:16
업데이트 2023-07-04 02:1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법조계도 엇갈린 시각

공탁 무효 등 추가 소송 가능성

정부가 이른바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한 4명의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지급할 배상금을 법원에 공탁한다고 밝힌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제3자 공탁’의 효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향후 공탁의 효력을 둘러싼 또 다른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탁은 빚을 갚거나 피해 보전 등을 위해 금전·물건을 법원에 맡기는 절차를 뜻한다. 이 중 정부가 절차를 개시한 ‘변제 공탁’은 채권자가 의도적으로 변제를 받지 않거나 여러 사정으로 직접 변제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활용된다. 일부 피해자와 유족이 제3자 배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으니 이를 법원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제3자 공탁이 절차 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도 공탁이 절차에 따라 이뤄지면 당사자들이 언제든 공탁된 배상금을 수령하고 관련 소송을 취하하는 방식으로 법적 분쟁이 종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변제자의 지위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부장판사는 “제3자의 변제 효력은 채무의 성질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면서도 “민법상 제3자는 채권자 및 채무자의 의사에 반해 변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피해자들이 제3자 변제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공탁의 효력도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일부 피해자는 변제 공탁 역시 거부하고 있어 추가 소송이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선 피해자 측이 공탁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주선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봤을 때 절차적 하자나 금액 등을 문제 삼아 공탁이 무효라는 소송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피해자들이 ‘해당 공탁은 적법한 변제 이행이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고, 정부나 일본 기업 측에서 ‘이미 공탁으로 변제했다’는 취지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 형태가 바뀌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연·백서연 기자
2023-07-04 8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