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현 박사팀 획기적 성과 “파킨슨병·자폐증 연구 도움”
국내 연구진이 포유동물의 복잡한 뇌 신경망의 움직임을 입체 영상(3D)으로 그려내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기억과 사고, 행동 등 인간의 활동을 관장하는 뇌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연구진은 파킨슨병이나 자폐증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을 밝혀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김진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과학자들은 지금껏 뇌 신경세포를 살피기 위해 전자현미경을 사용했다. 그러나 전자현미경은 아주 좁은 공간만을 집중적으로 살필 수 있어 전체적인 모양이나 분포, 흐름을 알기엔 한계가 있다. 실제로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시드니 브래너는 신경세포 수가 300여개에 불과한 선충(지렁이)의 신경망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지도로 만드는 데 무려 20년이나 투자했다.
김 박사는 미국 자넬리아 팜 캠퍼스 연구진과 함께 쥐의 뇌에서 신호를 주는 신경세포에는 파란색, 신호를 받는 신경세포에는 빨간색이 나타나도록 단백질을 조작했다. 또 해파리에서 추출한 녹색형광단백질(GFP)을 반으로 나눠 두 종류의 신경세포가 각기 한쪽씩만 갖고 있도록 했다. 두 종류의 신경세포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각기 갖고 있는 GFP가 합쳐지면서 녹색형광색이 나타나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이용해 쥐의 신경세포들의 모양과 흐름, 시냅스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내 3D로 표현했다.
김 박사는 “쥐와 인간 등 포유류의 뇌는 구조와 역할이 흡사하기 때문에 인간의 뇌에 적용하면 파킨슨병, 자폐증 등 신경질환이 어떤 부분의 문제 때문에 생기는지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1-12-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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