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사이언스] “남성호르몬 많으면 고집 세고 독단적”

[달콤한 사이언스] “남성호르몬 많으면 고집 세고 독단적”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7-04-30 22:16
수정 2017-04-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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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토스테론, 의사결정 영향”

누군가가 ‘그 사람은 남성호르몬 과잉이야’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고집이 세다는 의미다. 실제로 남성호르몬이 과할 경우 직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고집이 세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ZRT임상연구소, 캐나다 웨스턴대 공동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리성보다는 순간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독단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 5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성 243명을 무작위로 뽑아 심리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다음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 그룹에는 젤 형태로 된 테스토스테론을 바르고 다른 한쪽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4시간 뒤 심리검사, 의사결정과 관련한 수학 문제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처리를 한 남성 그룹은 그렇지 않은 남성들보다 문제 풀이 속도는 빨랐지만 정답률은 20~30% 낮았다. 또 테스토스테론 처치를 받은 사람들은 처지 전에 비해 ‘내가 옳다’라는 생각과 직관적 사고를 더 신뢰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오르면 자신감과 공격성이 함께 높아지면서 위험 감수 능력은 좋아지지만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과 타인과 협력하고 경청하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콜린 캐머러 칼텍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의 의사결정과 인지능력이 테스토스테론과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첫 번째 사례”라며 “최근 중년 남성의 갱년기 치료나 자신감 상승을 위해 남성호르몬을 주입하는 치료법을 사용하는데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7-05-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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