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연구진, 트럼프 트윗 전수 분석 “소통 대상에 따른 치밀한 소통전략”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며, 미국 달러만이 유일한 화폐다.” “미국에 들어오는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각국 정치가들은 물론 학자들도 그의 트위터에 주목하고 있다. ‘트위터로 정치를 한다’고 할 정도로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수많은 트윗을 날린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은 충동적이며 예측불가하며 독선적이고 자기 생각만 반영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언어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트럼프의 트윗 내용은 매우 치밀한 전략이 깔려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영국 버밍엄대 영어학·언어학과 소속 전산언어학 연구자들은 약 10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쓴 트윗 전체를 대상으로 언어사용과 수사학적 전략을 정밀 분석한 결과 2016년 미국 대선을 전후해 언어사용 형태와 전략이 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6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많은 언론학자, 정치학자, 정신분석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의 글과 그 이면에 있는 정서를 분석하는 연구를 했지만 트위터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변화 추이를 통해 수사적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서는 연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09년 5월 4일부터 2018년 2월 20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에 올라온 트윗 전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중 1만 1303개 리트윗된 글을 제외하고 트럼프 본인이 작성한 2만 1739개의 트윗에 사용된 단어와 말뭉치(corpus) 36만 2653개를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없다”고 밝힌 데 대해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비핵화를) 함께 해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트위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비핵화를) 함께 해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트위터=연합뉴스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대선 출마 결정을 충동적으로 결정했다고 알고 있지만 이번 분석을 통해 2015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출연했던 TV프로그램 ‘어프렌티스’가 끝나갈 무렵부터 트위터의 언어사용 스타일이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 이 때 이미 대선출마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잭 그리브 버밍엄대 교수(응용언어학·코퍼스 언어학)는 “이번 연구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명확한 문체의 변형이 나타나고 이는 단순히 충동적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사용하고 어떤 집단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