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남에 2 - 1로 승리 서울, 연장끝에 수원 눌러
프로축구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원래 컵대회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상상 이상으로 벅찼다. 일본과 중국, 호주 등을 오가면서 꼬박꼬박 리그에 나서야 하는 일정은 살인적이었다. ‘강희대제’ 최 감독은 4개 대회를 다 잘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순위로 AFC챔스리그를 꼽았고, 이어 K-리그와 FA컵 순서로 욕심을 냈다. 컵대회는 뒷전이었다.지난 14일 포스코컵 8강전. 전북은 2군을 냈다. ‘젊은 피’들이 일을 저질렀다. ‘베스트 멤버’를 가동한 울산을 2-0으로 제압했다. 그때부터 최 감독은 컵대회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경남과의 준결승을 앞두고 “이제 두 경기밖에 안 남았으니 베스트 멤버를 가동하겠다. 단판승부니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준결승전이 열렸다. 상대는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확정된 뒤 분위기가 어수선한 ‘경남 유치원’. 주전 멤버가 총출동한 전북은 ‘라이언킹’ 이동국(30)이 1골 1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국은 전반 18분 강승조가 찬 직접 슈팅을 이어받아 왼발로 가볍게 차넣더니 20분 뒤엔 루이스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리그 통산 93골이면서도 어시스트는 31개로 저조(?)했던 이동국이지만, 최근 3경기 연속으로 골을 배달했다.
경남은 하프타임 때 루시오와 서상민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중원에서 전북의 압박에 고전하며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선수층이 엷은 탓인지 체력도 급격히 떨어졌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신을 시도 중인 전북 심우연이 후반 36분 자책골로 한 골을 헌납했지만, 경기는 2-1 전북의 승리로 끝났다. 전북은 팀 통산 200승으로 기쁨을 더했다.
전북이 느긋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는 동안, ‘라이벌’ 서울과 수원은 120분간 혈투를 벌였다.
전반을 득점 없이 끝낸 양팀은 후반 두 골씩 주고받았다. 데얀이 선제골을 넣었고, 김진규가 자책골을 넣어 1-1. 염기훈의 왼발슛으로 수원이 달아나자 이승렬이 균형을 맞췄다. 2-2로 90분을 끝내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후반 5분 만에 데얀이 결승골로 승기를 가져왔고, 5분 뒤엔 이승렬도 멀티골(2골) 대열에 합류했다. 총 6골이 터진 화끈한 경기. 4-2. 승자는 서울이었다.
컵대회 준우승 상금 5000만원(우승 1억원)을 확보한 전북과 서울은 새달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시즌 첫 우승컵 사냥에 나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07-2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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