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수트의 과학

드라이버 수트의 과학

입력 2010-10-22 00:00
업데이트 2010-10-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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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원(F1) 드라이버들이 입는 옷은 대체 무엇으로 만들었으며 가격은 얼마나 될까. 또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메르세데스)도 레이싱 수트를 빨아서 다시 입을까.

F1 드라이버들은 상, 하의가 연결된 옷을 입고 최고 시속 300㎞가 넘는 스피드 경쟁을 벌인다. 이 옷은 스피드를 내기에 적합해야 하는 것은 물론 레이스 도중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안정성도 겸비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된다.

22일부터 연습 주행이 시작된 F1 한국 대회를 앞두고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을 찾은 스포츠용품 브랜드 푸마의 프로모션 매니저 브루노 바글리엔티(이탈리아)를 만나 드라이버 수트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봤다.

푸마는 이번 시즌 레드불과 페라리, BMW자우버 등 3개 팀에 경기복 을 지원하고 있으며 바글리엔티는 1992년부터 F1 후원 사업에 관여해 2011년에는 개인 통산 300번째 대회에 참관하는 ‘F1 베테랑’이다.

F1 경기복은 노멕스라는 초경량 합섬 섬유로 만들어지며 800~900g 정도의 무게다.

가격은 한 벌에 2천500달러(한화280만원) 정도지만 바글리엔티는 “드라이버의 생명을 보호해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고 후 화재에 대비한 내화성이 첫째 조건인데 불이 붙더라도 피부에 11초 동안 닿지 않도록 버틸 수 있어야 한다. 500~700℃ 정도의 고온에도 끄떡없다.

11초라는 시간을 정한 이유는 F1 규정상 어느 지점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10초 이내에 불을 꺼야 하기 때문이다.

드라이버는 2도 화상 이상의 충격을 받고도 최대 1도 화상만 입고 무사히 불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11초를 넘길 이유도 없다. 그렇게 되면 옷이 불필요하게 두꺼워지거나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개인에 꼭 맞춘 맞춤형 옷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크게 두 가지 사이즈로 나오며 드라이버가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택해 입은 뒤 미세한 부분의 조정 작업을 거치는 정도다.

바글리엔티는 “선수들의 몸 치수를 일일이 잴 것 같지만 그런 작업은 하지 않는다. 선수들의 몸 치수가 컴퓨터로 프로그램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시즌에 1명의 드라이버가 쓰는 경기복은 20~30벌 사이고 한 대회에 나갈 때 4벌의 경기복을 챙겨간다.

1년에 18~19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1~2벌의 경기복으로 한 대회를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대회는 연습, 예선, 결선 등 사흘간 공식 일정이 이어지고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도 경기복을 입을 일이 많기 때문에 경기복을 세탁해서 입을 수밖에 없다.

바글리엔티는 “기름때가 묻었을 경우에는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30℃ 정도 되는 물로 빨아 입는다”며 “물론 드라이버가 직접 빨지는 않고 팀에서 세탁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선선한 가을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입는 경기복과 말레이시아, 바레인 등 더운 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입는 옷이 다를까. 바글리엔티는 “F1 경기복은 여름용, 겨울용이 따로 없이 똑같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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