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체력 뚝… 3팀 16강전 쓴맛
이탈리아 축구가 몰락하고 있다.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끝난 24일 현재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세팀 모두 쓰린 패배를 맛봤다. 세리에A 선두 AC밀란이 홈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토트넘에 0-1로, AS로마도 홈에서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 도네츠크에 2-3으로 졌다. 충격이 가라앉기도 전인 이날 ‘디펜딩 챔피언’ 인테르밀란마저, 그것도 원정팀의 지옥으로 불리는 홈 경기장인 주세페 메아차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졌다.
이탈리아 축구의 거칠고 숨막히는 수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을 받은 상대가 등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모습과 문전으로 향하는 패스가 나올 수 없게 위험한 공간을 선점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이 같은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를 질리게 만든 뒤 선이 굵은 공격을 펼치는 것도 전과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나이 많은 주전의 체력이 문제였다. 세팀 모두 후반 중반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30분이 넘어가면서 철옹성 같던 포백 수비의 뒷공간을 쉬 내줬다. 동시에 미드필드 진영에서 악착같은 대인마크와 패스차단도 사라져 갔다.
결국 지난해 남아공월드컵부터 이어진 이탈리아의 연패는 ‘수비보다 공격’이라는 현대축구의 흐름을 거부한 대가다. 그래도 인테르밀란 레오나르두 감독은 “세리에A 팀들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세 경기 모두 상대와의 전력 차이는 거의 없었다. 8강 진출에 대한 의지와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원정에 임하겠다.”며 이탈리아 축구의 위기론을 일축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02-2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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