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셔틀콕 간판 이용대, 근성으로 거듭나라

[스포츠 돋보기] 셔틀콕 간판 이용대, 근성으로 거듭나라

입력 2011-05-30 00:00
업데이트 2011-05-3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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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강국 한국이 29일 중국 칭다오에서 막을 내린 세계 혼합단체 배드민턴선수권(국가대항 단체전)에서 중국의 벽에 막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에도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다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선수와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은 진한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주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최강 중국을 탓하며 여전히 2인자라고 애써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2인자의 자리도 위태롭다는 데 있다. 세계 셔틀콕 무대는 최근 급변하는 양상이다. 한국이 주춤거리고 있지만 또 다른 강국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도전은 더욱 거세졌다. 게다가 변방국으로 여겨졌던 덴마크, 잉글랜드, 일본, 인도 등의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이 같은 양상은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배드민턴은 자칫 2류 국가로 전락할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저변이 취약한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김동문과 라경민이라는 걸출한 남녀 스타를 축으로 정상권을 지켜왔다. 두 선수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국제대회를 휩쓸며 한국을 복식 최강국으로 견인했다.

하지만 순항하던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 둘의 명맥을 잇지 못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특히 여자의 경우 라경민에 이어 이효정마저 은퇴하면서 간판 혼복조조차 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베이징올림픽 스타 이용대가 이후 뚜렷한 발전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최대 고심거리다. 아직도 ‘테크니션’ 김동문의 기량에 뒤진다는 게 중론. 협회는 올해 벽두부터 대표팀 감독을 바꾸고 이용대의 남복 파트너 교체를 논의하는 등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에는 김학석 부회장이 다시 최전방인 전무로 자리를 옮기고 복식 선발전을 여는 등 다각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의도대로 과감하고 파격적인 시도는 결국 없었다.

성한국 감독은 이용대가 정재성과 남복, 하정은과 혼복으로 런던올림픽에 모두 나서는 것이 최선의 금메달 전략이라고 밝혔다.세계 정상권에 있지만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지닌 데다 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용대의 분전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진정한 승자’로 군림하기 위한 이용대의 혼신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협회도 이용대에게 분명하게 동기를 부여해야 할 시점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1-05-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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