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마음에 응어리졌던 골에 대한 아쉬움을 단숨에 털어냈다.

구자철은 7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기던 후반 인저리타임에 결승골을 작렬하면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골은 구자철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올해 초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화려하게 성인대표팀의 일원으로 낙점받은 구자철은 아시안컵의 활약을 발판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했지만 거친 유럽 무대는 시즌 중반에 합류한 구자철에게 힘든 무대였다.

백업 멤버로 활약해온 구자철은 정규리그 30라운드 경기에서 9경기 출전 만에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서서히 알리기 시작했지만 대표팀에서는 활약이 그리 빛나지는 못했다.

구자철은 3월 터키와 평가전에서 처음 왼쪽 측면 날개로 이동했지만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고, 조광래 감독은 지난 3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구자철을 또 한 번 왼쪽 날개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구자철은 독일 무대에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진데다 체력까지 받쳐주지 못했고, 결국 조 감독은 세르비아전에서 ‘구자철 시프트’를 포기해야만 했다.

구자철은 이날 가나와의 평가전에서도 벤치멤버로 시작해 출전기회를 잡지 못할 뻔했지만 조 감독은 구자철을 후반 15분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후반에 가나의 공세에 밀리던 대표팀은 구자철이 중앙에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면서 활기를 되찾았고, 구자철은 무승부가 짙어지던 후반 인저리 타임 때 지동원(전남)의 헤딩이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쇄도하면서 끝내 결승골을 뽑아내 조 감독의 믿음을 골로 화답했다.

구자철은 “투입되자마자 패스 실수가 잦아 끝까지 만회하려고 노력했다”며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마지막 순간에 끝까지 쇄도했고 신기하게도 볼이 내 앞에 떨어져 결승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그는 “시즌을 끝내고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한국에서도 부진했는데 오늘 골이 들어가서 마음의 응어리를 털어냈다”고 덧붙였다.

구자철은 특히 “유럽 무대가 생각보다 힘들었다”며 “독일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버텼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