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서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
이대호(아래·29)의 오릭스 입단이 오는 6일로 확정됐다. 이제 관심은 그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두를지 여부에 쏠린다.오카다 아키노부 감독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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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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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계약선수(FA) 이대호가 오릭스와 2년간 7억엔(약 105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에 합의하고 6일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단한다고 일본의 스포츠전문 ‘스포츠호치’가 1일 보도했다.
입단 기자회견에는 오카다 아키노부(위) 감독이 직접 참석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현장의 최고 책임자가 해외 입단 기자회견장을 찾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호에 대한 오릭스의 기대치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대호는 7일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공식 입단식을 치를 예정이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 조건은 한국선수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승엽이 지난 2003년 지바 롯데에 입단할 당시 받은 2년간 총액 5억엔, 김태균이 2009년 지바 롯데와 맺은 3년간 총액 7억엔을 웃돈다.
11년 동안 줄곧 롯데의 간판타자로 활약해 온 이대호. 통산 타율 .309에 225홈런, 809타점을 쌓았다. 2006년에는 타율·홈런·타점 등 생애 첫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타격 7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작성했다. 올해도 타율 .357, 최다안타(176개), 출루율(.433)에서 3관왕에 올랐다.
분명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다. 이대호는 “물론 내년 개인 성적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승을 먼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야신’ 김성근 전 SK 감독도 “3할은 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이대호의 강점은 장거리 타자이면서도 타격이 정교하다는 것이다. 오릭스도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8년간 일본에서 뛴 이승엽이나 김태균보다 기술적으로 한 수 위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일본야구 적응이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야구인들은 데뷔 첫해인 내년시즌 초반 2~3개월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스토브리그 기간이 매우 중요하다. 체력 강화 등 하드웨어를 키우는 것은 물론 일본어 구사 등 소프트웨어도 뒷받침돼야 한다. 배타적인 현지 문화 적응 여부가 성공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어서다.
더욱이 일본 투수들은 한국보다 수준이 높다. 특히 칼날 같은 제구력은 정평이 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기 일쑤다.
이대호의 약점을 꼽자면 몸쪽 높은 공이다. 직접 공략보다는 유인구 공략이 예상된다. 이대호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또 서둘러 각 팀의 주요 투수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야 한다. 구위와 볼배합 등 투구 분석은 물론 버릇과 성격까지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다른 스트라이크존이 이대호의 힘을 뺄 수도 있다. 스토브리그 기간 모든 것을 염두에 둬 실행하지 않으면 데뷔 초반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에서는 이대호에 대한 분석을 시작할 것이다. 어쩌면 이미 끝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리한 이대호가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곧추세울 것으로 팬들은 믿고 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1-12-0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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