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훈련량은 주변 여건 탓에 절반 정도로 줄어들 듯”
“시즌 초 마운드와 외야진 구성이 가장 큰 변수”김성근(75) 한화 이글스 감독은 최근 책상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스프링캠프 훈련 계획을 짜고, 전력을 구상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때론 한숨을 쉬고, 때론 희망도 품는다. 하지만 김 감독이 느끼는 가장 큰 부분은 부담감이다.
김 감독은 10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올해가 내 인생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시즌이다. 팀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했다.
한화는 팀 재건을 목표로 2014년 11월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
2012∼2014년, 3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2015년 6위, 2016년 7위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약팀의 굴레는 벗었다.
하지만, 구단과 팬은 김 감독에게 그 이상을 원한다.
계약 마지막 해, 김 감독은 “한화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팬들을 위해 올해도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아직은 걱정이 크다.
현재 김 감독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부상 선수의 회복 여부다.
‘불펜의 핵’ 권혁과 송창식이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고, 우완 선발 요원 안영명도 오른 어깨에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재활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100% 몸 상태와 구위를 되찾을 때까지는 이들에게는 물음표가 붙는다.
김 감독은 “일단 부상자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스프링캠프에서 부상 선수의 공백을 메울 예비 전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김 감독은 부상 선수들의 재활 상황에 따른 훈련량 조절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훈련을 할 몸 상태를 먼저 만들어야 효과를 키울 수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선수별로 훈련량을 조절할 계획이다”라며 “또한 시즌 내내 부상을 방지할 프로그램도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력적인 면에서는“시즌 초 마운드 구성을 어떻게 하는가, 발 빠른 선수가 부족한 외야진을 어떻게 꾸리는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 ‘훈련’은 기량을 키워야 하는 젊은 선수에게 꼭 필요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훈련량이 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부상 방지를 위한 의도와 환경 문제가 겹쳤다.
한화는 선수 60명 내외로 스프링캠프를 꾸릴 계획이다. 60명이 동시에 움직일 훈련 장소 확보가 절실하다.
구단은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 외 추가 훈련 장소를 찾고 있다.
훈련장을 구하고자 김 감독이 직접 움직이기도 한다. 김 감독은 “환경 때문에 훈련을 못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성근 감독을 둘러싼 팀 내 환경도 크게 바뀌었다.
한화 구단은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김성근 감독은 1군 사령탑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김성근 감독의 권한은 상당히 축소됐다.
코치 인선, 외국인 선수 영입 등을 구단이 주도하고 있다. 인사가 언론 발표보다 늦게 김 감독에게 보고되기도 했다.
불편한 부분도 많지만, 그는 2015, 2016년을 맞이할 때보다 말을 아낀다.
김 감독은 “주어진 여건에서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내 역할이다. 내 역할을 충실히 해야지”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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