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아레나 프로스윔시리즈
‘마린보이’ 박태환(28·인천시청)이 올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세계 정상 복귀를 향한 예열을 마쳤다.박태환은 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매컬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7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71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자유형 400m(3분44초38)에서 정상에 오른 데 이은 ‘금 낭보’다. 박태환의 이번 대회 400m 기록은 올 시즌 세계랭킹 4위, 200m 기록은 6위에 해당한다.
박태환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전 종목 예선 탈락의 아픔을 딛고 명예 회복을 위해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훈련에 구슬땀을 흘렸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자유형 4관왕(100·200·400·1500m)을 차지했고, 같은 해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관왕에 오르며 경쟁력을 확인했다.
박태환의 주종목에서 현재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중국의 쑨양이다. 그는 이번 시즌 자유형 200m(1분44초91)와 자유형 400m(3분42초16)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박태환보다 약 2초씩 빠르다. 남다른 정신력으로 무장한 박태환이 전성기에 가까운 성적을 낼 경우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회는 오는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일전이기도 했다. 박태환은 100m·200m·400m에서 이미 FINA가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해 요구하는 A기록을 달성했다. 오는 12~1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박태환의 기록을 뛰어넘는 선수가 2명 이상 나오지 않으면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박태환을 위협할 선수가 없기 때문에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이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것은 2011년 중국 상하이대회 이후 6년 만이다. 향후 박태환은 호주에서 팀 레인 코치와 훈련을 재개한 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는 유럽으로 건너가 마무리 훈련을 치른다.
박태환의 ‘스승’ 노민상(61) 전 국가대표 감독은 “전성기 때 쇄도하던 기업 스폰서도 없이 외국에서 외롭게 훈련하는 형편인데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흐뭇하다”며 “세계선수권에 맞춰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헝가리 대회에서는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 출전도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05-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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